2008-07-02 16:59

높은 장기운송계약 비중, 리스크관리에 부정적

해운시장 호황기 현물시장 투입 가능선박 필요
원유, 석탄, 철광석, 목재류 등 에너지 및 자원의 해상운송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장기운송계약에 의해 선박이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 에너지 및 광물자원 수송에 투입되는 선종은 주로 케이프사이즈급 철광석 운반선, VLCC급 원유 유조선, 석탄 전용선, 원목 및 목재 칩 운반선 등이다.
이들 선박은 철강업체, 정유업체, 발전소 또는 에너지 및 자원 수출업체 등과 최장 10~15년까지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다. 이같은 장기운송계약은 초기에 적정수준의 운임 및 용선료 등이 결정되며 단계별로 이를 인상하는 조건이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들어 장기운송계약에 의해 에너지 및 자원을 운송하는 해운기업 및 선박의 경영비용이 화주로부터 유입되는 운임 및 용선료를 상회해 경영적자를 유발하는 장기운송계약 리스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장기운송계약 리스크는 장기운송계약에 의해 이미 운임 및 용선료의 수준과 단계적인 인상률이 결정된 선박의 선원비 및 관리비 등이 외부요인에 의해 급등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며 결국 해운기업 및 운항선박의 수익을 심각하게 잠식함으로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용선계약의 특성이 상실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상선대는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이중선체 신조선의 인도가 집중되고 있는 유조선이 이에 가세하고 있다.
연간 7%대의 성장률을 유지해 오던 세계 벌크선 선복량은 2008년 10%에 이어 2009년에는 14%의 성장이 예상되는 등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오랜기간에 걸쳐 연간 10%대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던 세계 컨테이너선 선대는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13.1%와 12.5%의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이후 5%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던 세계 윶선 선대도 이중선체 신조선이 집중적으로 인도될 2009년에는 9.5%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세계 상선대의 급성장은 숙련된 선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야기하고 있으며 결국 선사간의 선원확보경쟁이 심화되면서 선원의 급여 수준을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해운기업 및 선박의 선원비 상승률이 운임 및 용선료의 인상률을 상회하게 함으로써 운항수익을 압박하는 요인으로서 장기운송계약 리스크를 유발하는 핵심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원유 및 주요 원자재의 가격이 급당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및 인건비의 상승을 촉발하고 있으며 특히 해운 및 선박시장의 경우에는 수선비, 윤활유 가격, 선용품비 등 조달비용이 급증하는 등 해운기업 및 선박의 관리비용이 상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급등도 인건비 및 관리비용 등 장기운송 계약에 의해 결정되는 한계비용을 초과하게 하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선원비 및 관리비를 포함한 전체 운항비용이 장기운송계약에 의해 결정된 운임 및 용선료의 수준을 상회해 적자운항을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현재 VLCC 해운시장에서는 장기운송계약의 비중이 선사에 따라 70~80%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특히 일본 주요선사의 경우에는 그 비중이 90%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선사인 MOL과 NYK는 각각 34~35척의 VLCC 선대를 운항하고 있으며 현물(스팟)시장에 투입이 가능한 선박은 10%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WS 200포인트 대의 높은 운임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현물시장에 투입이 가능한 대부분의 단일선체 VLCC도 단기간 내에 광탄선으로 개조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일본선사를 포함한 세계 주요 VLCC 선사들은 보유선대를 고운임의 현물시장에 투입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여유가 충분치 않으며 결국 높은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리스크 관리에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운시장 불황기에는 보유선대의 높은 장기운송계약 비중을 유지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만 호황기에는 외부적 요인등에 의해 운항비용이 급등할 경우 심각한 경영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장기운송계약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해운시장 호황기에 높은 운임 및 용선료가 형성되는 현물시장에서 장기운송계약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선대구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선원비 및 관리비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호황기에는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낮은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만을 추구함으로써 장기운송계약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기보다는 높은 운임 및 용선료를 형성할 가능성이 큰 현물시장에 투입이 가능한 선박을 적정수준까지 증대시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중희 부연구위원은 주장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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