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0 11:21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경제성장률 하락, 물가상승 등 악영향 우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제원자재 가격지수인 IMF 상품가격지수는 올해 2월 170.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작년 1월대비 51.4%가 상승했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은 장기 추세치를 훨씬 상회하는 소위 오버슈팅 상태일 뿐 아니라 가격의 변동폭도 1년 전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IMF 상품가격지수는 달러화 약세와 투기자금 유입이 본격화된 2007년 9월 이후 실제치가 장기 추세치를 상회하기 시작해 올 2월에는 무려 20.9%나 초과했다.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간 IMF 상품가격지수의 표준편차는 16.3으로 직전 동기간(6.8)의 2.4배에 달할 정도로 변동폭이 확대됐다. 이는 국제원자재 시장으로 투기자금 유입 등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은 원유, 유연탄, 소맥, 전기동, 대두, 철광석 등 6개 품목이 주도했다. 올해 2월 원유 가격은 작년 1월 대비 75.6%나 급등해 IMF 상품 가격지수 상승(51.4%)에 69.9%나 기여했다.

국제원자재 세계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원유의 비중은 53.6%이다. 다음으로 유연탄(기여율 7.3%), 소맥(4.3%), 전기동(3.0%), 대두(2.4%), 철광석(2.0%) 등의 순서로 기여했다. 올해 2월 기준 이들 품목 가격은 작년 1월 대비 40~160% 상승했다.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가격급등의 핵심요인을 추출한 후 요인별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향후 가격의 흐름을 전망해 볼 필요성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IMF 상품가격지수의 급등을 주도한 6개 품목 중 상품 부문별로 가장 기여율이 큰 원유, 소맥, 전기동과 철광석을 대상으로 가격급등의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급보다 투기자금,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기 및 달러화 약세 요인은 평균적으로 최근 4대 품목의 가격급등에 56.5%나 기여하고 있다.

원유는 투기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화 약세 및 수급 등의 순서로 영향을 줬다. 전기동은 달러화 약세, 수급, 투기자금 및 광산파업 등의 순서로 기여했으며, 선물시장이 없는 철광석의 경우 달러화 약세, 중국의 수입증가, 빅3업체의 시장지배력 등의 순서로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가격상승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물가상등 등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유의 가격상승은 물가상승에 따른 가계의 실질 구매력 저하와 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따른 투자위축 등을 통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철광석과 전기동의 가격급등은 기업의 원가상승 등을 통해 생산자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국내 철광석 가격은 올해 2월 중 전년동월대비 18.4% 상승해 생산자물가가 6.8% 상승하는데 있어 0.6%p 기여했다.

소맥 가격급등은 스낵과자, 자장면 및 라면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제품의 가격상승을 초래했다. 올해 2월중 소맥 관련 주요 7개 제품들의 가격상승만 소비자물가를 0.14%p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9년 중반까지 가격 상승기조는 유지되겠지만, 급락 가능성도 있다. 직전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주기(31개월)를 현재 상승국면에 적용할 때,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적어도 2009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원자재 가격 사이클을 분석해보면, 현재 국제 원자재 가격은 작년 1월부터 시작된 상승국면에 위치해 있다. 2000년 이후 총 2차례의 상승 및 하강국면을 겪었으며 특히 직전 상승국면(2003년 11월~2006년 6월)에서는 지속기간이 길어지고 정점 위치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의 주범이 투기적 요인인 점을 고려할 때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투기적 요인은 각 품목별 가격변동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현재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에는 버블적 요소가 가미돼 있다.

특히 투기적 수요는 타이트한 수급여건에 기반한 가격상승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어 향후 국제원자재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경제를 비롯해 세계경기가 급격히 둔화될 경우 투기적 수요도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2002~2005년 4년간 중국은 원유의 세계 수요증가에 연평균 30% 기여했고 철강과 구리 등의 세계 수요증가에도 연평균 50% 이상 기여했다. 2년 이상의 장기 선물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장기 원자재 수급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변화하면 단기 선물시장에서의 순매수 포지션이 급변동해 현물가격의 급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기업은 국제원자재 가격 자체나 수급측면뿐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국제자본의 움직임, 외환 흐름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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