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2 10:03

삼성重, 세계 첫 극지용 드릴십 건조

영하40도 혹한서 해저 11Km 석유ㆍ가스 시추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을 완성해 발주처인 스웨덴 스테나사에 인도했다고 11일 밝혔다.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이 탄생한 것이다.

드릴십은 해상플랫폼 설치가 불가능한 깊은 수심의 해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를 시추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다.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일정한 지점을 스스로 유지하면서 심해 해저를 드릴로 파내려 가야 해, 척당 가격이 6000억원이 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스테나 드릴막스’로 이름 붙여진 이 드릴십은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 배수량 9만7000t 규모의 선박이다. 바다 위에서 해저 11㎞까지 드릴장비로 파내려 갈 수 있어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시추할 수 있다. 또한 최첨단 위치제어 기술을 적용해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의 강풍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는 핵심 기술이 들어가는 드릴링 장비는 선주가 유럽에서 구매하고, 국내 조선소는 설치만 해 왔지만, 이번에는 기본 설계에서부터 자재구매·드릴링 장비 제작·설치·시운전을 모두 턴키 방식으로 우리측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0년 이후 발주된 드릴십 22척 중 16척을 수주해 전세계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90년대부터 해양설비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드릴십 건조에 나서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드릴십은 척당 선가가 6억달러에 달해 초대형유조선(VLCC)의 4배, 액화천연가스(LNG)선의 2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또 계약시점에 조선소에 지급되는 계약착수금이 다른 선종에 비해 월등히 높고 조기납기에 따른 보너스도 두둑해 달러박스라고 불린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을 성공적으로 건조함으로써 드릴십 분야에서 삼성중공업의 앞선 기술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시추와 생산 등 해양설비 전 부문에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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