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1-22 14:19
[ 印尼·泰國 통화위기, 해운업계 걱정 태산 ]
모라토리움 선언 우려…대책 마련에 부산
국내의 금융·외환위기를 헤쳐나가느라 숨가쁜 해운업계에 ‘인도네시아·
태국의 모라토리엄(대외지급유예) 선언 우려’라는 위험변수가 돌출, 고통
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모라토리엄에 대한 별다른 대응책이 없고 단지 동남아 지역 당사국
의 신용도 회복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해운업계가 곤란을 겪고
있다.
통화위기, 여타통화로 확산
지난해말 美달러당 5400루피아로 2배이상 폭락했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올들어 또다시 지난 8일 1만 루피아를 돌파하는 폭락세가 이어졌다.
태국의 바트화도 97년말 美달러당 46.60바트에서 지난 9일 54.20바트로 가
치가 떨어졌다.
이같은 인도네시아·태국의 통화가치 폭락에 따른 국가부도위기설은 주변의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등 여타통화로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의 경우 중앙은행의 개입에도 불구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주식시장도 폭락세를 기록했다.
현재 동남아지역에 드리우고 있는 모라토리엄의 그림자는 인도네시아에 집
중돼 있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폭락의 주원인은 오는 3월까지 단기외채가 96억달러에
달하는 등 외채상환 수요가 집중된데다 수입결제수요, 화교들의 달러매집
등이다.
더욱이 외채규모가 정부 5백23억달러, 민간 6백50억달러 등 1천2백달러에
육박해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수주내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태국이 뒤를
이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동남아 수출 타격 커질듯
이와 관련, 해운업계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동남아 통화 위기 이
후 수출물량이 소폭 감소했으나 루피아화가 美달러당 1만루피아를 넘어서면
서부터는 큰폭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으나 이에 다른 별다른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기존 출발한 화물의 경우 싱가폴에서 내려 환율의 추이를 지켜본 후 입
항할 수 있도록 선박스케쥴의 조정을 요구하고, 화물이 도착해도 바로 찾아
가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해운업체들의 심사가 편치 않다.
수입쪽에도 인도네시아 모라토리엄의 불똥이 튀었다.
동남아지역을 전문적으로 취항하는 업체의 관계자는 “수입의 경우 작년말
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오고 있는 수입물량이 최근 신용장 개설이 안되고
은행에서의 네고도 어려워 짐에 따라 이같은 물량감소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어 향후 큰폭의 물량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대응책 없어 사태 추이만 관망
이같은 인도네시아·태국의 통화위기를 해운업체만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
니다.
전자, 자동차, 일반기계 등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작년말경부터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 대한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이들 국가중 특히 인도네시아
의 모라토리엄 선언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금년중 對인도네시아 수출재개를
아예 기대하기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울상이다.
동남아지역의 통화위기의 여파가 우리나라의 해운 및 물류업계에까지 영향
을 미침에 따라 국내 해운업계는 기존의 하주만 고수하는 한편 다른 시장으
로 루트를 변경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당사국의 신용도 회복이
가장 큰 관건이어서 이러한 대응책들이 어느정도 효과를 나타낼지는 미지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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