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20 17:33
롯데호텔 고객대상 설문결과 1위 뽑혀
"부부는 떨어져 있으면 의미없지만, 합치면 여러가지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때로는 불협화음도 내는 자음과 모음 같은 사이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부부의날(21일)을 맞아 고객들로부터 부부의 정의에 대해 물어 120개의 정의를 선정한 뒤 이를 다시 1756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286명(16%)이 '부부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란 정의를 선택했다고 20일 밝혔다.
2위는 185명(10.5%)이 선택한 '부부는 은수저'가 차지했다. 은수저는 쓰면 반짝이지만 안쓰면 퇴색한다는 의미.
113명(6.4%)이 동조해 3위를 차지한 '느낌표(!)로 만나 물음표(?)로 살다가 말줄임표(...)로 끝난다'는 응답은 부부의 정의를 문장부호로써 잘 요약해 부부관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들이 낸 120개의 정의들이 전반적으로 '정'을 주제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겹게 싸우다가 서로 닮아가는 모습에 허탈해 웃음짓는 관계 ▲불같은 사랑으로 출발해 끈끈한 정으로 종착역에 도착하는 사이 ▲우정과 사랑을 합친 것보다 더 진한 느낌등 120개 정의중 절반이 넘는 68개가 부부관계를 '정(情)'에 비유하고 있었다.
또 31개가 부부를 음식과 비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누룽지, 김치, 아이스크림, 물, 고추장 등 다양한 먹거리가 부부관계에 비유됐다. 특히 음식재료로 꼭 필요하지만 항상 옆에 있기 때문에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된장'에 비유한 응답이 12개나 됐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보완관계에 비유한 정의가 많았으나 ▲가랑잎 조각배에 탄 두마리 개미 ▲평생동안 카드할부금액을 함께 갚아 나가는 사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함께 하는 사이등 암울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응답도 있어 현 세태를 돌아보게 했다.
이밖에 이색적인 답변도 있었다.
40대의 한 주부는 '서로의 두툼한 뱃살을 섹시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해 웃음을 짓게 했으며, 30대 한 주부는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만났다가 상대방을 더 채워주는 사이'라고 정의내려 남편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한 주부는 '부부는 쑥대밭이다'라고 격한 어조로 부부관계가 원만치 않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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