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컨베이어 시장, 특화 전략만이 살길이다
공장자동화사업 병행·고객 맞춤 아이템 개발로 경쟁력 강화해야
현재 컨베이어 제조업체도 다른 물류기기 시장과 마찬가지로 저가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업의 재하청을 무리하게 따내기 위해 출혈경쟁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AS나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결국 기술력을 보강하는 업체만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보다 넓은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 또한 물류 부문의 컨베이어 시장을 넘어서서 FA(공장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컨베이어 시스템 사업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불경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기술력 보강에 앞서 고객 만족과 서비스 마인드의 향상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컨베이어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필요성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협회는 컨베이어 업체가 원하는 정보를 수립하고 공동생산이나 부품의 표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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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테코가 전주 C 업체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박스자동 분류장치 (Swing arm Sorting syst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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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주)보우시스템, 물류 부문 고수로 기존 고객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 약속
‘컨베이어에서 일류가 되자’라는 사명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는 박형택 사장은 “물류 센터의 컨베이어 분야에 관한 연구 과제가 매우 많다”며 “WMS나 다른 물류 시스템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은 역부족이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300여개의 고객사를 충실하게 관리하고, AS에 더욱 매진하는 것, 그와 함께 응용 아이템의 개발을 병행하는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컨베이어 중에 일본의 기술력이 많이 뒤지는 설비가 바로 소터(SORTER)이다. 특히 고속소터는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어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보우시스템의 박형택 사장은 그 이유를 “고속소터의 수요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이유이지만, 자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컨베이어 업체로서는 선뜻 제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있는 소터의 소비자들은 완제품을 보고 실증을 거치고서야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규모의 컨베이어 업체의 경우 자칫 잘 못하다가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신뢰도가 높은 일본의 제품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고속소터의 국산화는 시급하지만, 과감한 투자와 연구 없이는 빠른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박사장은 “소터의 개발에 꾸준한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우선 핵심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국산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가격도 저렴해진다. 또한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도 되는 소터는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제품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리프콘의 국산화도 그러한 관점에서 실행한 것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이 좁은 관계로 아직은 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물론 리프콘이 주력제품은 아니지만, 앞으로 물류센터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미래의 수요는 긍정적이다”
(주)보우시스템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40억이며, 캐나다·중동권 해외수출도 조금씩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정도경영, 즉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박사장, 외형을 부풀리는 과도한 욕심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I (주)로테코, 기술인원 보강으로 부가가치 창출
시화공단에 자리 잡고 있는 (주)로테코 공장, (주)로테코 황규홍 상무는 “1사분기 수주 물량이 이미 20억을 넘어섰다”며 그 원인을 설계능력을 갖춘 기술 인력의 보강이라고 말했다. 공장자동화에 관한 설계가 가능한 컨베이어 업체는 플랜트 수주가 가능해지며, 대형업체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국적기업과의 거래에서 이러한 이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데, 그들은 설비업체의 생산이력을 철저한 기준에 의해 실사를 한다고 한다. (주)로테코의 주력 제품 중에 텔레스코픽이 있는데, 현재 해외수출을 겨냥한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또한 “위드팜이나 코튼클럽에 납품하여,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소터는 맞춤형 물류기기로 인식되고 있다”며 황상무는 소터의 개발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일반컨베이어의 경우 주로 대형 택배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제어와 엔지니어링 부문의 인력보강으로 해외영업도 개시하고 있다. 특히 원가분석능력을 통한 마케팅을 전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로테코는 컨베이어 벤처 사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준비를 고려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을 70억으로 예상하고 있는 황상무는 “올해는 철저한 기술 검증을 거쳐 대형 수주를 바라보는 업체로 성장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I (주)못지엔지니어링, 공장자동화사업 특화에 주력
(주)못지엔지니어링의 추경우 이사는 “작년보다는 컨베이어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올해는 작년 매출액 대비 2.5배를 예상하고 있다”며 1사분기 시장을 회고했다. 못지는 물류관련 컨베이어 사업 외에 무역 사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무역에 대한 수익을 제외한다 해도 매출신장에 확신이 있었다. 추이사는 “향후 몇 년 안에 기술 개발력이 컨베이어업체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다”며 (주)못지의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몇 가지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못지는 식품공장의 생산라인에 자동화 사업에 참여해왔다. 특히 식품공장은 청정기술이 필요한 자동화 사업이므로 상당히 설비가 까다롭다고 한다. 부품의 선택까지도 그 점을 고려해야하는데, 이미 (주)못지는 모 식품업체의 설비를 끝마치고 지난 4월말부터 점검에 들어간다고 했다. 못지가 병행하고 있는 컨베이어사업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공장자동화사업은 컨베이어업체의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면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또한 RFID기술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둔 시점에서 못지는 산학협동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경남 양산의 물류센터에서는 산학협동을 기반으로 한 RFID 기술 적용을 실시하고 있다고 추경우 이사는 밝혔다. (주)못지는 “개발비로 수익의 10%를 투자하고 있다”며 기술력 보강을 위한 행보를 계속할 것을 강조했다.
<서의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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