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31 09:09
최근 굴지의 국적외항선사들이 외국계 자본의 확대와 인수합병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면서 외국인의 국적선사 투자확대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밝히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태일 책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범양상선의 경우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51%이상을 국내 또는 외국투자기업에 연내 매각할 예정이다. 또 노르웨이 계열인 Golar LNG사는 올해초 0.3%에 불과하던 대한해운 지분을 21%까지 늘려 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함께 법정관리중인 흥아해운이 유상증자 실권주를 일본 야마네해운과 간바라키센에 7.2%씩 배정, 두 일본계 선사가 4대 주주 대열에 올라섰다. 여기에 페어몬트 파트너사의 지분 등을 합하면 외국계의 흥아해운 지분은 26%를 넘어서고 있다.
뿐만아니라 SK해운의 최대주주인 SK(주)가 외국계 투자금융사인 소버린에 의해 M&A가 추진되고 있어서 SK해운도 그 영향권에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도 전체 외국계 지분이 각각 30%와 40%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외국기업들의 지분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효과로 우리 선사들의 경영상태가 전례없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1998년부터 정부가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한도를 폐지함에 따라 M&A가 용이해진 것도 최근 국적선사에 대한 외국기업의 지분이 늘어난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국적선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확대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순투자라면 글로벌 경영환경하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국내 해운업계에 대한 외국인 지분 확대는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는 그 파급효과가 다르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주로 생산설비의 확대를 통한 고용창출 및 국민소득 증대라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업의 경우 내국인에 대한 고용효과는 거의 없을 뿐더러 국적선사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투기적 혹은 적대적 M&A로 둔갑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외국계 기업의 국적선사에 대한 장악력 확대는 기간산업인 해운이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게 돼 자칫 수출입화물의 안정적인 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물류중심항만 전략에도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국적선사에 대한 외국인 지배가 확대될 수록 그동안 우리나라 선사들이 국내항만을 이용해 수송해 온 제3국 화물이 외국항만으로 유출될 수 있음은 물론 선박의 국내 항만 기항축소에 따른 급유, 급수, 선용품 공급 및 선박수리 등 항만부대수입이 줄어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조달이라는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국적선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확대에 업계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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