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2 09:07

美항공업계, 수십억 구제금융 필요할 듯<NYT>

1980년대 예금.여신업계의 붕괴사태처럼 최근 항공업계에서 회사연금 파산사태가 발생해 수백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다고 뉴욕 타임즈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저축기관에 예치된 예금은 연금과 마찬가지로 연방 보험프로그램에 의해 보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저축업계는 지난 80년대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방식만 고집하다 이윤을 내지못하고 여기에 정부의 늑장대처와 정책실수로 인해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납세자들은 결국 1천500억-2천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저축업계에 제공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파산위기에 처한 유나이티드항공(UA) 사태를 통해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영난으로 파산위기에 처한 UA는 지난달 고용연기금 납부를 연기키로 했다고 발표했고 130억달러에 달하는 연기금의 일부 또는 전액 납부의무도 포기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만약 UA가 연금 납부라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기로 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유사한 조치를 취할 개연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연금관리를 맡고 있는 공적기관인 연금.보험보증공사의 브래들리 벨트 사장은 말했다.

전통적인 연금계획을 갖고 있는 모든 항공사가 파산할 경우 정부는 310억달러에 대한 부담을 져야한다.

벨트 사장은 "연금보증사업은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는 회사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돼지저금통처럼 사용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항공사 직원들은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연금 부족사태에 대비해 자구책 마련에 착수했는데 매달 평균 30명의 조종사들이 은퇴했던 델타 항공사의 경우 은퇴자가 지난 6월에는 300명에 달했다.

연금보험보증공사는 이미 지난 30년간 3천200개의 기금계획이 파산함에 따라 발생한 부채로 고전하고 있고 기금의 파산규모도 지난 3년새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는 별로 없는 실정이다.

연금보험보증공사는 특히 현재 UA가 파산할 경우 5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기금파산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데 스티븐 칸다리안 전 연금담당 국장은 "연금보험보증공사는 연간 감당해야 하는 액수 보다 수배가 많은 50억달러의 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내에 항공업계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연금파산 사태에 따른 구제금융 규모를 최고 1천1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지만 은행예금과는 달리 연금 납부는 즉시 갚을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연금 부족사태에 대한 경고발령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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