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29 17:15
기자노트 - '기본'이 바로서야 물류가 바로선다
‘기본’이 바로 서야 물류가 바로 선다
■ 글·백현숙 기자
지난 3월 2일 국가물류체계 개선대책을 놓고 주요 일간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포장만 새로이 한 ‘선심성 대책’이라는 질책을 퍼부었다. 이에 건설교통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에 발표된 개선대책은 건설교통부의 ‘물류개선기획단’에서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 수립한 ‘물류개선 종합대책’과 교통개발연구원의 ‘물류체계 혁신 및 물류경쟁력 강화방안연구’를 바탕으로 마련된 것으로 그 동안 제기되어 온 각종 문제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물류 체계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시설 확충과 제도 개선책을 종합한 것으로 총선을 앞둔 선심성 대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물류밥을 먹고 사는 기자로서는 국가물류 개선대책안을 보았을 때 느낀 첫 느낌이 늦었지만 ‘시원하다’는 것이었다. 그 동안 물류 관련 정부 각 부처에서 ‘각개전투’ 식으로 해 오던 정책과제 작업들을 한 통에 넣고 포장만 새로 해서 내보내었다 한들, 보고서에서 주장하고 제시하고 있는 것들은 그 동안 세미나나 정책토론회, 공청회에서 수없이 외쳤던 ‘통합적인 물류 정책’을 수행하려는 의지를 드디어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동안 ‘동북아 물류중심국’을 위한 로드맵이라는 큰 그림만 그리며 ‘NATO (No Action, Talking Only)’라는 불명예를 감당해야 했던 국가 물류정책에 대해 뭔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는 희망을 보았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이런 전체적인 느낌과는 또 다르게, 세부적인 사항으로 들어가 업체의 반응을 들었을 때 또 다른 불안의 회오리에 휩싸였다.
전체적인 그림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분명한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종합물류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손사래를 쳤던 것.
그 이유를 물었더니 ‘도대체 종합 물류업의 구체적인 정의가 무엇이냐는 것’. 보고서에 나온 정의는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식이다. 세계적인 물류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누릴 수 있는 법적 혜택과 세제 지원이라는 엄청난 황금알에도 불구하고, 지금 업계는 ‘도대체 종합물류업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것인가’로 또 다른 혼란에 빠져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초 주한유럽상공회의소의 무역장벽보고서 설명회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날 물류위원회는 ‘복합운송업체(multimodal transport operators)의 통관면허’ 부분을 언급하면서 물류위원회는 여기에 속하는 회사, 국적 등을 알기위해 ‘복합운송업체’의 좀더 정확한 정의를 요청했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 그 출발점이 되고 기준이 되는 ‘정의(definition)’. 우리나라 물류정책 추진 과정을 지켜 보면서, 업적과 성과를 올리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개념, 정의)을 추스리는데 미흡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먼저 기본을 확실하게 다지고, 그리고 나서 그 위에 견고한 물류 성과를 쌓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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