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06 13:21

美-칠레 FTA 발효…우리나라 수출 큰 타격

자동차·전자제품 수출감소 불가피

미국이 지난해 1월 체결했던 칠레 및 싱가포르와의 FTA가 지난 1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됨에 따라 당장 우리나라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이 최근 발표한 ‘미-칠레, 미-싱가포르 FTA 발효와 우리 무역에 대한 영향’ 보고서는 “1월 1일부터 발효된 미-칠레, 미-싱가포르 FTA로 인해 우리나라의 對칠레, 對美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한-칠레 FTA가 조속히 발효되지 않을 경우 우리의 對칠레 주요 수출품 중 미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자동차, 경유 및 전자제품의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말 협상이 개시된 미국-칠레 FTA와 미국-싱가포르 FTA는 2년여 동안의 협상 기간을 거쳐 각각 2002년 12월, 2003년 1월에 체결됐으며 2004년 1월 1일부터 발효됐다. 미-칠, 미-싱가포르 FTA는 미국이 각각 남미국가,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첫 FTA라는데 의의가 있으며, 향후 FTAA 추진 및 아시아 지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싱, 미-칠 FTA는 모두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시장접근을 비롯해 투자,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환경 및 노동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FTA이다.
미-칠 FTA는 칠레가 발효와 동시에 미국산 수입품목 중 87%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12년 후부터는 전 수입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는 반면 미국은 칠레산 수입 공산품목 중 85%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10년 이내, 농산품은 최대 12년 이내에 모든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미-싱 FTA의 경우 1월 1일부터 싱가포르는 모든 미국산 수입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한 반면 미국은 싱가포르산 수입품의 92%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나머지 품목은 8년 이내에 철폐할 것이다.
미-칠, 미-싱 FTA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에서 싱가포르와 경합관계에 있는 수출품과 칠레 시장에서 미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수출품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싱 FTA에 따라 싱가포르와 수출 경합관계에 있는 IT제품 및 일부 섬유제품의 對美 수출이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T제품은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관세철폐로 인한 효과는 거의 없으나, 양국이 동제품에 대한 수입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행정비용을 면제해주기로 합의해 이에 따른 교역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과 우리나라의 對칠레 10대 수출품 모두 주로 경유, 자동차, 전자기기에 치중돼 있어 미-칠 FTA가 발효될 경우 우리의 對칠레 수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對칠레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 및 역청유(HS 271019)와 1500-3000cc 자동차(HS 870323) 등이 수출에 대한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한-칠레 FTA가 발효되면 우리 제품도 똑같이 관세철폐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므로 이 협정의 조속한 발효가 미-칠 FTA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미 수입관세율이 대부분 0%인 싱가포르에 대한 수출에는 별다른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이며, 칠레의 경우도 미국 시장에서 경합하는 수출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칠 FTA가 우리의 對美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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