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2 17:51
대미수출 10년래 최저..상계관세 피해 가시화
(서울=연합뉴스)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판정 등의 영향으로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미국과 유럽지역 수출이 올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대 반도체 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 93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은 116억1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3% 증가하는데 그쳐 42.4%의 증가율을 보인 무선통신기기(111억달러)에 수출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8월 현재 대미 반도체 수출은 20억1천만달러로 17.7% 감소해 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별 대미 수출은 지난 1월에만 18.4% 증가했을 뿐 이후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져 2월 -30.3%, 3월 -34.4%, 4월 -29.1%, 5월 -28.2%, 6월 -9.7%, 7월 -15.4%, 8월-7.9%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과 함께 우리의 양대 반도체 시장인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경우 대 영국 수출증가율이 -60.2%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58.2%), 벨기에(-59.2%), 핀란드(-16.9%) 등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두자릿수대의 감소 폭을 보였다.
대 이탈리아 수출도 8.4% 감소했고 아일랜드의 경우 수출증가율 0.2%로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비 EU 회원국인 유럽국가 중에서는 내년 5월 새 회원국이 되는 폴란드에 대한 수출성장률이 -66.5%였고, 노르웨이 -33.6%, 스위스 -19.8%, 불가리아 -21.5%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이 최근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은 세계 반도체 경기 불황과 하이닉스반도체[00660]에 대한 미국과 EU의 상계관세 조사 및 부과 판정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에 들어가 각각 지난 7월과 8월 하이닉스에 44.29%와 34.8%의 상계관세를 매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104억달러의 전체 반도체 수출 중 39.6%를 미국에, 21.6%를 EU에 수출했으며, 작년도 수출액은 미국 19억3천만달러, EU 12억7천만달러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계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미국과 유럽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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