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8 15:17
현대택배의 LCL전문가 김진곤 과장은 이번이 네 번째 직장이다. 무역회사부터 시작해 해운회사를 거쳐 지난 97년부터 현대택배에 둥지를 튼 것.
“전 LCL 콘솔로 해운업을 배웠어요. 파트너 개발하고, B/L입력, S/R 제출, 심지어 B/L딜리버리에 이르기까지 저 혼자 모든 업무를 처리했죠. 밤에는 짧았던 영어실력으로 유럽 파트너 개발하고, 낮엔 동분서주하면서 일한 시기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가장 신나게 일한 시절 같아요.”
당시 관계를 튼 파트너가 지금까지 거래를 하고 있다. 현대택배로 적을 옮긴 이후에도 물어물어 파트너들이 찾아와 8년 이상 거래한 파트너가 김과장 주변엔 많다.
“전 하주들은 운임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지 않아요. 무엇보다 사람대사람, 회사대회사로서 신뢰가 중요하죠.”
시간을 두고 신뢰를 쌓아가는 그의 영업노하우는 현대택배 입사 후 곧바로 빛을 발했는데 들어온지 6개월만에 당시로선 비교적 큰 하주라 할 수 있는 코오롱과 거래를 성사시킨 것.
“6개월정도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인 거래에 들어갔어요. 입사 후 가장 큰 물량을 터뜨린 거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는 영업을 통해 꺼지지 않는 에너지를 발견한다. 실적이 일정부분 수준에 올랐다 해서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영업이 가진 매력이라고.
“전 후배 영업인들에게 5% 가능성만 있어도 시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안될 걸 왜 시도하냐는 후배들이 있는데, 안되더라도 시도해봄으로써 자신을 단련시키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 속에서 영업역량을 키워나가는 거죠.”
그와 더불어 포워딩업체에 대해선 하주뿐만 아니라 대 선사관계도 돈독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약속을 어기는 것은 결국 포워더들 스스로의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영업을 통해 끊임없는 한계를 시험해 본다는 김과장이지만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다.
“읽을 책 하나 끼고 설악산이나 삼척 등지로 무작정 떠납니다. 민박집에 틀어박혀서 내 생활을 반성하죠. 그러다 보면 다시금 내 몸 속의 충만된 에너지를 느껴요.”
루사태풍으로 인한 수해가 한창일 때는 삼척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만났다. “그때 모인 자원봉사단을 중심으로 ‘삼봉’이란 DAUM카페도 만들었어요. 수해민들을 찾아가 도배도 해주고, 수마에 유실된 밭도 개간해주는 등 여러가지 사회봉사일을 했죠.”
진지하게 삶을 성찰해가는 영업인 김진곤 과장. 그런 이유로 후배직원들에게도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낡은 틀 속에 갇힌 세일즈맨들에게 김과장은 깨어있는 사고와 행동으로 앞날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전범이 아닐까?
글·이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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