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23 10:15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북한의 평북 신의주가 지난 12일 의주ㆍ염주ㆍ철
산군 지역 일부를 포함, `신의주 특별행정구'(경제특구)로 지정됐다.
신의주는 경의선이 복선화돼 남북한간에 연결되면 남-북-중의 물류와 교역의 주
요기지로 부상할 수 있는데다 , 유리한 교통 여건 이외에도 주변에 토지, 공업용수,
전력도 풍부해 90년대 초반 이후 줄곧 특구 지정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북한은 특히 지난 99년께 부터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본격
적으로 보여왔다.
남측의 금강산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에 공단을 조성해줄것으로 요청하면서, 경
제특구로 지정할 뜻이 있음도 밝혀왔는데, 이 북쪽의 제안은 그러나 현대아산측의
거절로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99년 9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 최고경영자 월례조찬
회에 참석,"북한은 신의주 지역에 공단 조성을 원하고 있으나 신의주 지역은 현재로
선 공단을 조성하기 부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굳이 필요하면 신의주 지역특
성에 맞는 소규모 공단 조성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 아래로 내려간 신의주 경제특구지정 움직임은 지난해 1월 김정일 국방위원
장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김 위원장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단둥(丹東)과
신의주간에 경제협력과 교역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한 뒤, 귀국길에 3일
간 신의주를 시찰하며 수행중이던 측근인 연형묵 국방위원회 위원, 김국태 당중앙위
비서, 매제 장성택, 김희택 당중앙위 제1부부장 등에게 신의주와 개성을 중국의 상
하이(上海)방식 등을 참고하여 경제특구로 개발해보는 방법들을 검토하라고 지시했
다.
당시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화장품공장, 신의주법랑철기공장, 신의
주기초식품공장을 시찰하며 측근들에게 상하이방식 특구 추진 검토를 지시하고 "모
든 일꾼들이 낡은 관념을 버리고 새것을 지향하라", "모든 생산공정들을 대담하게
현대적 기술로 갱신하고 최신과학기술을 적극 받아들여라"며 새 시대의 요구에 맞는
새 사고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
이 김위원장의 지시 이후 신의주에서는 경제특구로서의 사회간접시설 확충을 위
한 여러가지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으며, 그 핵심은 경제특구의 중심지 역할을
할 남신의주 건설이었다.
이 남신의주의 규모는 총 부지면적 6천700여 정보이며, 약 30개의 구획으로 나
누어져 있는데, 이 공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북한잡지'금수강산'과의 인
터뷰에서 "구획마다 현대적인 살림집들과 과학, 교육, 문화, 보건시설들과 편의봉사
망들이 구색에 맞게 그?S히(빠짐없이) 일떠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도시 규모에 맞게 넓은 도로와 공원, 그리고 길이 20여
㎞의 운하, 입체다리(입체 교차로)들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그동안 이 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당국의 경영권
침해 개선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인력관리의 자율성 보장 ▲행정서비스 개선 ▲각
종 인프라시설의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21일 발표된 '신의주 특별
행정구 기본법'에는 이같은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choi0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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