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13 13:41
김포공항 화물청사로 가는 셔틀버스는 무척이나 복잡했다. 점심식사를 막 끝내고 승차한 일단의 직장인들이 내린 곳은 회색빛 화물 청사 앞. 길다란 청사 외벽을 빽빽하게 메우고 있는 간판들 속에서 노란색 고려해운항공 간판을 찾아냈다. 고려해운의 자회사이기도한 고려해운항공은 얼마 전 8월 중순부터 김포공항내 일반창고 여유 공간을 활용한 해운화물 적입 작업 서비스를 실시, 화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공항에서 해운화물 적입(stuffing) 작업이라니?
마치 ‘우물에서 숭늉 찾는’ 식의 다소 엉뚱한 이 생각은 고려해운항공이 물류 부서를 신설하고 화주들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임태되었다. 그 동안 수도권 지역 내에서 수출 화물 적입 작업을 수행할만한 CFS가 없었다는 것에 주목한 고려해운항공은 자가 창고를 가지고 있지 않아 화물 적입 작업 하기가 마땅치 않고 컨테이너 트레일러 대기에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화주들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 모든 화물을 일일이 부산까지 싣고 내려가서 CFS 적입 작업을 거친 후 선적해 왔던 그동안의 관례에서 벗어나 컨테이너당 많게는 4-50만원까지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이 생각은 순전히 그동안의 업무 경험에서 잉태되었다. 업체들의 물류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수도권 적입 작업’을 김포공항이라는 여유 공간 내 820평 일반 창고를 활용하여 마침내 실행하게 된 것. 고려해운항공의 김포공항 내 일반 창고는 수도권 물류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총 공사비 1조 4천7백 60여억원을 회수하기 위한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는 2.5톤 이상 화물 트럭에 대해 편도 10,400원을, 그 이하 톤수의 화물차에 대해서는 6,100원을 각각 징수한다. 이러한 고가의 통행료는 인천으로 국제 공항이 옮겨가면서 기업들의 물류비 상승을 동반 유발하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물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화물을 한 곳에 모아 한 번에 나르는 전략을 택하게 된 것. 또한 9월부터 성수기에 접어드는 항공화물의 특성상 미처 스페이스를 잡지 못한 화물들의 보관장소 구실도 김포공항의 이 820평 공간은 수행한다. 고려해운항공은 3PL(제3자 물류)을 수행하기 위한 공간으로도 이 일반창고를 활용한다. 1999년 성수동의 일반창고를 빌려 시작한 미쓰이 유통 화물부터, 2001년부터는 파나소닉의 물류 작업을 전담하기로, 그리고 GE의 의료기기 파트와 반도체 업체 등 몇 몇 기업의 물류 과정을 맡고 있다. 고려해운항공은 이들 기업의 화물이 수(출)입되면 일단 분류를 해서 창고내 정해진 장소에 보관을 한 후 화주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포장을 해서 보내준다. 수출물품의 경우 허술하게 포장된 경우가 왕왕 있어 아예 패킹기계를 들여와 다시 포장을 하고 라벨링 작업을 해 주기도 한다. 생각보다 잔손길이 많이 필요한 물류 과정에 이 회사는 강력한 전산시스템을 도입, 업무의 효율화를 꾀했다. Commercial Invoice(상업송장)와 Packing list(포장명세서)를 컴퓨터를 통해 자동 출력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위치 추적 시스템을 제공하여 화물에 대한 화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 또한 회사 내 ERP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모든 물류 흐름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고려해운항공은 3PL을 넘어 IT와 컨설팅까지 결부시킨 4PL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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