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8-08 09:48
“영업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주)동서해운 영업부 이건재 대리
첫 만남부터 영업사원 특유의 뛰어난 관찰력을 느끼게 한 이건재 대리는 95년 동서해운 영업부에 입사한 후 계속 영업파트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지금은 이쪽 분야에서 베테랑으로 꼽히는 사람이다. “지난 7월 25일이 만 8년 되는 날이었어요. 전 처음부터 영업 파트를 지원했습니다. 대학 때부터 ‘넌 영업이 체질이다’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쪽이 맞는 거 같았습니다. 활달하고 액티브한 성격 탓에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는 직업이 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영업부를 지원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체질이란 말까지 들었다며, 영업에 대한 적성을 말하는 그에게서 영업직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인간관계의 중요한 점을 신뢰라고 정의한다. 바가지 영업 같은 행태가 단기적으로는 회사에 일회성 이익을 줄 지 모르나 결국 포워더들의 신뢰가 흔들려 인식이 안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예전 영업방법의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하주와 적정가격에서 신뢰를 쌓아가면서 거래하는 게 일시적으로는 바가지 영업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거래로 본다면 회사에 훨씬 이익이죠. 신뢰란 건 하주에게도 마찬가지에요. 하주가 화물 가지고 여러 포워딩업체들 불러다가 경쟁시키고, 운임 깎을려고 서로 이간시킨다면, 비즈니스 측면에서 냉철히 판단해 거래를 끊는 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거기에 맞춰 포워더들이 서로 부화뇌동하면 공멸을 자초하는 거 밖에 안되거든요.”
그는 포워딩 영업경력자로서 현재 포워딩 업체는 영업사원의 재투자가 없다고 아쉬워한다. 우리나라에 국제적인 포워딩 업체가 없는 이유를 영업사원을 실적위주로 평가하는 포워더들의 잘못된 인식 탓으로 분석했다. 영업을 회사에 귀속된 도구로 생각하다보니 재교육의 기회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영업마인드를 쌓고, 계속적으로 투자를 강화한다면 우리나라 포워더들도 외국처럼 국제적인 종합물류회사로 거듭날 수 있어요. 연수기간동안의 실적하락을 우려해 그걸 등한시 한다면 결국은 도태될 수 밖에 없죠.” 그런 생각에선지 그는 장차 포워딩 업체를 운영해보고 싶은 게 소원이라고 자신의 인생계획을 짧게 내비쳤다.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영업사원의 임무는 신규개설인데 작년 한때 신규거래처 개설이 한 건도 없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는 사직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그 시기를 회고했다. “정말 회사에도 미안하고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죠. 하지만 그만두고 뭘 할까 고민하다보니, 좀더 배우고 그만둬야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배운다는 입장으로 이곳저곳 거래처를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다시 실적을 쌓을 수 있었고, 자연스레 슬럼프를 벗어나게 되더군요.”
“영업은 쉬우면서도 어려워요. 자기가 직접 스케줄을 잡고 만들어가는 게 영업입니다. 따라서 현실에 안주하면 안돼요. 항상 성실하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생각하고 마인드를 개발해 가야하는 겁니다.”
영업부 직원들 컴퓨터에 하나같이 아웃룩익스프레스가 열려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권위적인 결재판 방식의 결재보다는 이메일 결재가 업무적으로 훨씬 더 효율적이고, 또 모든 서류교환이 이메일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메일을 적극 활용한다는 이건재대리. 그런 그에게서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사고관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매사에 열려 있는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에서 정체되지 않은 삶의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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