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29 18:22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중국에 대한 화섬수출이 지난해 전년대비 3분의 1 가까이 감소하는 등 한국산 화섬이 주력시장에서 크게 고전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화섬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라는 일시적 현상이라기 보다는 중국의 자급률 제고와 범용품 위주의 생산에 의한 경쟁력 한계라는 구조적 측면이 강해 한국산 화섬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업계와 한국화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 중국 화섬수출은 4억3천546만달러로 전년대비 2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주력 수출품목인 폴리에스테르 장섬유(PF)가 41% 줄었고 폴리에스테르 단섬유(PSF)와 나일론 장섬유(NF)가 각각 28.6%와 22.9%가 감소했다. 아크릴 단섬유(ASF)는 43.2%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수출 물량보다 수출 금액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과당경쟁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화섬의 중국수출이 저조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경기불황에 따른 중국의 재가공 수출물량 감소와 함께 중국의 급성장, 우리 화섬업계의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90년대 중반 호황기를 맞았던 국내 화섬업계는 지난 96-98년 경쟁적으로 화섬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당장 수익을 낼수 있는 범용제품 위주로 설비를 늘린 것이 지금의 경쟁력 약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은 지난 95년 310만t이던 화섬생산능력이 지난해 835만t으로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 화섬생산국으로 급성장, 자급률이 높아지며 한국산 화섬제품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가격싸움으로는 후발국가들과 경쟁을 할 수 없고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 위주로 나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범용설비 위주여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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