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25 17:46
(마산=연합뉴스) 김영만기자 = 경남도와 마산시,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사전 충분한 시장조사와 사업성 검토 없이 마산-일본 시모노세키(下關)항 직항로를 개설해 컨테이너선을 취항시켰다가 불과 3개월도 안돼 운항이 중단, 5개월째 마산항에 정박중이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들 행정기관은 지난해 7월24일 마산-시모노세키 항로를 개설, 4천400t급 로로 컨테이너선 마관훼리호를 운항토록 했으나 10월11일 선박 추진기의 프로펠러가 고장나 운항이 중단됐다.
마관훼리호는 10월 말 수리가 완료됐는데도 취항하지 않고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마산항 서항부두에 정박해 있다.
마관훼리호가 취항하지 않는 주요 원인은 포트 세일이 제대로 안돼 수송 물량을 거의 확보치 못하는 등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117TEU의 적재 능력을 갖춘 이 배는 지난해 7월24일부터 10월10일까지 모두 31항차(편도 62회)에 걸쳐 정기 운항했으나 운송 실적은 20피트짜리 컨터이너 92개에 불과했다.
자동차로 직접 화물을 배 안으로 싣는 로로선인 이 배는 운영 비용이 많이 들고 적재 공간이 작아 원천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때문에 10억원 안팎의 누적적자에 허덕이던 선사인 마관훼리(주)는 지난 7개월동안 17명의 선원들에게 2억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선박수리비.항만사용료.하역비 등 조차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선원들은 체불 임금의 해결을 요구하며 10일째 정박중인 배 안에서 선상 농성을 벌이는 한편 변제를 촉구하기 위해 마관훼리호에 대해 압류할 예정이다.
도내 농산물 수출업체들도 당국의 말만 믿고 마산항을 통해 수출 물량의 수송을 한때 의뢰했다가 다시 부산항으로 돌리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경남도와 마산시,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은 지난 1여년동안 공을 들여 국제 항로를 개설, 취항시켰으나 일방적인 장기 미취항으로 국제적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같은 사정에도 경남도는 수차례에 걸쳐 운항정상화 계획안을 제출토록 하는 등 소극정인 행정만 되풀이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선박 회사의 운영자금이 부족해 운항이 제대로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자구책이 세워질 때까지 행정기관으로선 지켜 볼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제계 관계자는 "행정기관과 선사 모두 철저한 사업성의 검증 없이 취항해 결국 실패한 것 같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하는 등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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