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07 17:23
(울산=연합뉴스) 이상현기자 = 해양수산부가 2조9천억원을 들여 울산 신항만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신항만이 들어설 바다에 있는 해상 원유하역 시설(부이.Buoy)의 이설을 감안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예산낭비와 공정 차질이 예상된다.
7일 울산해양수산청이 한국해양대학교에 용역을 의뢰해 실시한 `울산항 원유하역시설 이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난 97년 해양수산부가 계획한 SK㈜의 원유부이 3기의 우선 이설 후 S-oil과 한국석유개발공사 원유부이의 이설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 결과 SK의 원유 부이 3기를 우선 이설할 경우 온산항에 위치한 S-oil의 부이와 간격이 협소해 온산항 입출항 선박의 안전 운항이 위협받고 원유 하역 능력이 떨어져 정유 공장의 정상 가동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양대는 또 자체적으로 5기를 모두 이설하는 안과 S-oil의 부이를 그대로 두고 나머지를 옮기는 2개 안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했으나 안정성과 경제성 때문에 적극 추진할 방안은 아니라는 결과를 내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올해 원유부이 이설 방안을 포함한 신항만 재정비 용역을 발주해 당초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예산 낭비와 공정 차질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유 부이는 대형 유조선으로 부터 해상에서 공급받은 원유를 해저배관을 통해 육상의 정유사로 보내는 시설로 울산, 온산 앞바다에 이들 회사의 부이가 5기나 있으며 해저 23-26.6m에 있는 송유관은 육상에서 바다로 4㎞나 뻗어있다.
또 울산, 온산항의 부이를 통해 공급되는 원유는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량의 52%나 차지해 부이 이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휘발유 등 유류 공급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울산 신항만 개발사업은 해양수산부가 지난 97년부터 오는 2011년까지 민자 1조4천여억원을 포함, 2조9천여억원을 들여 울산 온산항 앞바다에 모두 31개 선석을 갖춘 방파제와 호안을 만드는 대규모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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