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27 10:55
정유. 항공업계, 환율 대책 나서... 효과는 미미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 갑작스런 원화환율 상승으로 거액의 환차손에 직면하게 된 정유사, 항공업체들이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원유 매입대금을 달러화로 결제해야 하는 정유업계는 원유외상기간 단축을 통해 환위험 축소에 나서고 항공기나 선박 도입에 따른 막대한 외화부채를 안고 있는 항공업계 역시 환관리 및 노후 선체 매각 등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부분적인 효과를 거두는데 그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업계 전체의 장.단기 외화부채가 70억 달러정도에 달해 원화 환율이 연말 1천320원대에 이를 경우, 올해 장부상 약 3천500억원의 환차손을 볼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이에따라 원유 외상 기간을 줄이고 설비투자에 따른 장기 외화부채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원화채무로 대체하는 등 환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다.
SK(주) 관계자는 "환차손 축소를 위해 외상기간을 단축, 원유 도입대금을 빨리결제하고 있다"면서 "보통 원유 대금 외상기간은 120일이지만 최근에는 그 이전에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또 환위험 노출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금리하락으로 내.외금리차가 거의 없어진 점을 이용, 장기 외화를 아예 갚아버리거나 원화채무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외화 채무 축소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통해서 방지할 수 있는 환차손은 1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약 33억달러의 외화부채를 안고 있어 환율이 1원 오를 때마다 33억원 가량의 환차손을 보게 돼 있는 항공업계도 환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담팀을 구성, 환율 변동에 대비하고 노후 항공기 매각 등을 통해 환차손 축소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는 환위험을 축소하려 환율이 쌀때 달러를 매입하고 비싸면 파는 환관리도 실시하고 있지만 환율을 잘못 예측했을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을 우려가 많아 관리 금액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환율변동을 예측하기 어렵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외화부채를 줄이는 것 이외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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