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하증권상 제소기간 -(서울민사지법 제22민사부 판결) ]

사건 94가합 40036 손해배상(기)
원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픽 해우항공해운 주식회사
주문 1. 이 사건 소 중 계약책임에 기한 청구를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을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55,600달러를 이사건 변론 종결 당시의 대
고객 전신환매도율의 환율을 적용하여 환산한 한화 금원 및 이에 대해 91년
2월 13일부터 이 사건 소장부분 송달일까지는 연 5푼 그 익일부터 완제일
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프로마크 교역을 운영하는 소외 강원영이 90년 8월 17일 멕시코 소
재 코머셜 레로제라사(이하 레로제로사라고 함)에게 미화 56,600달러 상당
의 핸드백(이하 이사건 화물이라고 함)을 D/P조건(수입자가 매수대금을 지
급하면서 선적서류를 인도받는 조건)으로 수출하기로 계약하고 90년10월30
일 피고에게 이사건 화물을 한국에서 멕시코의 엔세나다항까지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하여 위 화물을 피고에게 인도하고 피고로부터 도일자 선사증권(
송하인은 위 프로마크교역, 수하인은 위 레로제라사. 선적항 부산항, 양하
항 멕시코 엔세나다항)을 발급받았으며 원고는 위 강원영과 체결한 91년 1
월 30일자 수출금융 약정에 따라 91년 2월 13일 위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를
위 강원영으로부터 미화 55.600달러에 매입하여 위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되었는데 피고의 멕시코 현지 선박대리점인 소외 레너스사가 위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아니하고 위 화물을 양륙항에서 위 레로제라사에게 인도하여 줌
으로써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원고에게 위 화물을 인도하여 줄 수 없게 되었
다고 하여 피고에 대해 위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고의, 중과실
에 기한 불법행위책임에 기해 위 미화 55,600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을 소구
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해 피고는 위 선하증권 이면약관 제 20조에 “화물이
인도된후 또는 화물이 인도돼야 할 날로부너 1년이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아
니하면 운송인은 화물의 미인도, 부당인도, 인도지연, 부실 또는 훼손에 대
한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된다”는 규정이 있고 이는 제척기간에 관한 규
정이라 할 것인데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위 화물을 선적한 선박이 멕시코의
목적항에 도착한 90년 11월 20일경이나 그후 통상적인 과정을 거쳐 화물이
수하인에게 인도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때로부터 위 1년의 기간이 훨씬
경과한 후인 94년 5월 10일에 제기되었으니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 1호중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면 위 선하증권
이면약관 제 20조에 “화물이 인도된후 또는 화물이 인도돼야 할 날로부터
1년이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아니하면 운송인은 화물의 미인도, 부당인도,
인도지연, 분실 또는 훼손에 대한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된다”는 규정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제척기간이란 법률의 규정에 의해 정하여
진 권리행사기간으로서 당사자의 약정으로 이를 창설할 수는 없다고 할 것
이므로 위 선하증권상의 제소기간의 약정을 제척기간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이른바 시기부부제소특약으로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인
데, 이러한 선하증권상의 제소기간의 약정은 운송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
실을 인한 불법행위책임에는 적용되지 않으나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
에는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원고는 위 제소기간의 기산점인 화물이 인도돼야 할 날 이란 위 선하
증권상 호물의 인도에정일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은 이상 위 선하증권
의 소지인인 원고가 선하증권을 운송인인 피고에게 제시한 날을 가리키고
원고의 소제기일은 위 선하증권 제시일로부터 1년이 경과되지 않았으며 위
가산점을 셀제로 위 화물을 선적한 선박이 멕시코의 목적항인 엔세나다항에
도착한 날이나 그로 부터 일반적으로 화물이 목적항에 도착하여 수하인에
게 인도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경과한 날 또는 위 화물이 실제로 레로제
라사에 인도된 90년 12우러 15일경을 화물이 인도돼야 할 날로봐서는 안된
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선하증권의 이면약관에 제소기간의 규정을 두는
취지는 운송인과 선하증권소지인등 수하인간의 법률관계를 비교적 단기에
종료시키기 위한 것인데 (이는 상법상 운송인이나 운송주선인의 책임에 대
한 1년간의 단기소멸시효기간 또는 제소기간규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선하
증권소지인이 선하증권을 제시하지 아니하는 한 위 기간이 개시되지 아니한
다고 해석한다면 위 단기의 제소기간약정을 두는 취지에 반해 그기간이 부
당하게 장기화될 소지가 많다 할 것이므로 위 선하증권 이면약관상의 화물
이 인도돼야 할 날이란 선하증권 소지인이 선하증권을 운송인에게 실제로
제시한 날이 아니라 운송물이 목적항에 도착한 후 선하증권 소지인이 증권
을 제시하면 통상 운송물을 수령할 수 있었던 날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보건대, 이사건 화물을 선적한 선박은 90년 10월 30일경
선적지인 한국의 부산항을 출항하고 90년 11월 20일경 양륙항인 멕시코의
엔세나다항에 도착하여 그무렵 이 사건 화물이 양하되었는데 피고의 멕시코
소재 선박대리점인 에니스사가 90년 12월 15일경 위 화물을 위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않고 수입자인 위 레로제라사로부터 위 선하증권의 사본만을 받
아 본채 위 레로제라사에게 인도하여 준 사실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은바
위 화물이 인도돼야 할 날, 즉 운송물이 목적항에 도착한 후 선하증권소지
인이 증권을 제시하면 통상 운송물믈을 수령할 수 있었던 날은 위 레로제라
사가 선하증권의 사본을 이용하여 위 화물을 실제로 인도받은 날 무렵이라
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위 날로 부터 1년의 제소기간이 훨씬 경과한
후인 94년 5월 10일에 제기된 이사건 소 중 피고의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
행책임에 근거한 청구는 당사자간에 합의된 제소기간을 도과한 것으로서 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위 청구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있고 나머
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원고의 청구에 관해
선 앞서 본 바와같이 위 선하증권상의 제소기간약관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위 청구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향변은 이유없다.
2.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내지 1호중, 갑 6호중의 1,2
,3, 을 2호중의 1내지 5, 을 3, 5호중의 각 기재와 증인 정종원, 강신익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한국내에서 프로마크 교역을 운영하는 소외 강원영은 90년 8월 17일 멕
시코 소재 코머셜 레로제라사에게 미화 5만6천6백달러상당의 핸드백을 D/P
조건으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90년 10월 30일 피고에게 이사건 화
물을 한국의 부산항에서 멕시코의 엔세나다항까지 운송하여 줄 것으로 의뢰
하여 위 화물을 피고에게 인도하고 피고로부터 동일자 선하증권을 발급받았
다.
나. 원고는 위 강원영과 체결한 91년 1월30일자 수출금융약정에 따라 91년
2월 13일 강원영에게 미화 5만5천6백달러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위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를 매입하여 위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되었고 그후 위
선적서류를 멕시코소재 거래은행에 송부하여 위 레로제라사에 대한 추심을
의뢰했는데 위 레로제라사는 위 선적서류의 인수를 거절하여 위 서류는 원
고에게 반송되어 갔다.
다. 한편 피고는 위와같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운송을 인수한
후에 실제 위 화물의 운송은 소외 아주해운주식회사에게 위탁하여 아주해운
소속의 선박을 이용하여 위 화물을 운송하게 하였던 바 이 선박은 90년 11
월 20일경 목적항인 멕시코의 엔세나다항에 도착했고 그무렵 위 화물이 양
하되었다.
라. 당시 멕시코에서의 피고 선박대리점은 소외 레너스사였고 위 레너스사
는 피고의 위임을 받아 멕시코 엔세나다항에서의 피고 관련 선박의 입출항
수속을 밟아주고 화물의 양하 및 인도절차를 대행하면서 선하증권을 회수하
는 등 업무를 처리하여 주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있었으며 이 사건 화물의 경우에도 피고는 위 레너스사에게 위 선하증권 사
본을 송부하여 주고 통상적인 업무의 대행을 의뢰하였던 바 피고는 90년 12
월 19일경 위 프로마크사로부터 멕시코 현지에서 위 레너스사가 위 선하증
권원본과의 상환없이 위 화물을 수하인인 레로제라사에게 딘도하였다는 통
지를 받고 같은 달 20일 레너스사에게 위 화물의 수출자와 수입자간에 화물
대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문제가 생겼다고 하니 위 화물을 수입자에게 인도
하지 말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발송하기까지 하였으나 레너스사는 그 전인
90년 12월 15일경 이미 위 화물을 선하증권원본과 상환하지 않고 사본만을
팩스로 받아 본 상탱에서 레로제라사에게 인도하였던 것이다.
3. 불법행위의 사용자책임에 대한 판단
원고는 위 레너스사는 위 선하증권과의 상환없이 위 화물을 인도하여 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레너스사는 원고의 지시감독을 받는 피용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고는 위 레너스사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생긴 손해에
대해 레너스사의 사용자로서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피
고는 위 레너스사는 피고와 위임관계에 있을 뿐 피고의 피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레너스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다툰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선박대리점은 그 자체 독립한 상인이고 해상
운송인과는 위임관계에 놓여 있으므로 특별한 지시감독관계가 인정되지 않
는 한 해상운송인의 피용자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해상운송인은 선박대리
점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할 것인데 피고와
레너스사간의 관계에 관해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레너스사는 피고
의 위임을 받아 멕시코 엔세나다항에서의 피고 관련 선박의 입출항 수속을
밟아주고 화물의 양하 및 인도절차를 대행하면서 선하증권을 회수하는 등의
업무를 처리하여 주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있었을
뿐 피고로부터 업무에 관해 지시감독을 받는 피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
기는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레너스사의 사용
자여서 레너스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책임을 진단는 위 주장은 받아들
이지 아니한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피고에 대해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묻는 청
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에 기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청구는 이유없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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