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서방 국가들의 대규모 경제 제재와 1월말 중국의 춘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3개월 연속 물동량 성장을 일궜다.
1월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수송된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3146개로 전월보다 9.6% 증가했다. 이 중 보스토치니항으로 향한 물동량은 7632TEU로 47% 급증하며 시황을 이끌었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행은 19% 감소한 5516TEU로 집계돼 두 항만의 실적은 엇갈렸다. 1월 둘째 주까지 물동량은 7600TEU로 견조했지만, 동북아 지역의 연휴가 시작된 1월 셋째 주 이후 5546TEU로 다소 느슨해졌다. 시황 위축을 초래했던 극동러시아 항만의 적체 현상은 중국의 춘절을 기점으로 상당 부분 해결됐다. 항만 접안이 용이해지면서 선박들이 보스토치니항으로 대거 몰리면서 물동량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달 들어서도 물동량 강세가 계속되면서,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점쳐진다. 2월 셋째 주까지 1만1760TEU로 집계돼, 1월 셋째 주와 비교해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는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선적되는 품목들은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화물이 꾸준해 견조한 시황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항만 혼잡이 점점 완화되면서 한러항로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뒷걸음질 쳤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2월 운임은 TEU당 약 3500달러 수준으로, 전달보다 500달러 하락했다.
한편 주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러시아 수출과 현지 생산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 중고차의 수출 댓수가 8배나 폭증했다. 무역협회와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만9626대의 중고차를 수출해 전년의 2358대와 비교해 무려 732% 뛰었다. 한국산 중고차는 극동 러시아 항만에서 TSR을 통해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서부에서 대부분 소비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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