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사태 장기화와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증가 등으로 최근 글로벌 해상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수출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동남아시아 노선을 운항하던 선박이 미국·유럽 노선에 대체 투입되면서 선복 공급 부족 문제도 불거졌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중국 상하이발 북미 서안행 운임(SCF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월 초 2775달러에서 7월 초 8103달러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진행한 ‘해상운임 급등 관련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573개사 중 83.3%인 478개사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업체의 81%인 466개사는 해상운임·부대할증료 상승으로 물류비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또 250개사는 선복 확보와 예약(부킹) 차질도 수출입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 선박 스케줄 지연·변동(230개사), 공컨테이너 확보 차질(138개사)등이 물류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
그런가 하면 362곳의 화주는 선복 확보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어려움이 있다’는 항목을 선택하지 않은 기업을 포함해 369개 기업은 선복 예약을 하더라도 실제 출항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1주에서 2개월 이상까지 소요된다고 응답했다. 응답기업의 절반(49.5%)은 기존 1~2주 걸리던 기간이 2~4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험화물과 중량화물을 수출입하는 기업은 일반화물을 대상으로 한 기업보다 선복 확보에 차질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선복이 부족하면 컷오프(마감)·롤오버(이월)의 우선 대상이 됐다고 대답한 기업 중 67% 66%가 위험화물, 중량화물을 다뤘으며 일반화물은 61%였다.
물류업체들은 △바우처 형식의 물류비 직접 지원 △중소기업 전용 선복 제공·운임 할인 등을 가장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31% 24%에 달하는 기업이 이를 선택했다. 이 밖에 항만 인근 물류창고 보관 지원을 원한다는 응답도 19%를 기록했다.
현재 부산항 수출 컨테이너 터미널 반입허용일은 3일로 제한된 데 반해 선박 일정 변동이 잦으면서 물류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를 항만 인근 외부 장치장에 보관하게 돼 추가 보관료, 상하차 비용, 내륙 운송료 등 불필요한 물류비를 지출하고 있다며, 응답자 중 352개사에서는 이 문제로 물류 차질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무역협회는 지난 3월부터 국적 선사인 HMM과 협력해 해상운송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매주 1000TEU 규모의 선복을 할당하고 우대 운임도 적용한다. 한국해운협회와 협력해 인도·동남아 노선에 대한 선복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물류 동향 모니터링과 정보를 제공하고 신속 대응하고자 ‘수출입 물류 애로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접수된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화주 70% “해상 물류난 연말까지 지속”
수출입 기업은 설문조사에서 해상운임 상승과 물류 불안정이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 기업의 절반가량인 46%는 올해 4분기 말까지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8%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는 지난 17일 ‘수출입 화주를 위한 해상운송 물류비용 절감 세미나’를 열고 해상운임 동향과 전망, 물류비용 절감 요령, 관세 환급·FTA 활용 노하우 등을 알리는 자리를 가졌다.
LX판토스 황규영 해운시장분석팀장은 “4분기부터는 물동량 성수기 조기 종료와 신조선 인도로 운임 안정화가 예상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영원NCS무역물류컨설팅 정일환 대표는 “대형화주는 공개 입찰로 안정적인 장기계약운임을 확보하고 중소화주는 운임 외 부대비용을 꼼꼼히 살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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