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물동량이 5월에도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운임은 보합세를 보였다. 선사들은 수출항로 수익성을 회복하고자 터미널조작료(THC)를 기본운임에서 분리하는 운임 체계를 도입한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1만77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6만6500TEU에 견줘 19% 증가했다. 수출물동량은 18% 성장한 10만2500TEU, 수입물동량은 16% 늘어난 19만4600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76% 증가한 2만6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이로써 한중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개월 동안 올해 2월 8%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성장하는 호조를 보였다. 특히 올해 3월부터 3달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4월 이후 2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시현했다. 아울러 수출화물은 2022년 10월 이후 22개월만에 10만TEU선을 돌파했다.
누계 실적도 개선됐다. 1~5월 물동량은 9% 성장한 142만9300TEU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4월까지 2021년 실적보다 소폭 뒤처졌지만 5월에 20%에 가까운 성장을 달성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은 8% 늘어난 47만3500TEU, 수입은 9% 늘어난 87만2600TEU, 피더화물은 22% 늘어난 8만3100TEU로 집계됐다.
주요 수출 화물인 합성수지(레진) 물동량은 전달에 이어 호조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46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5% 성장했다. 이 중 레진 물동량은 14% 늘어난 39만t을 달성했다. 전달에 비해서도 3만t가량 늘어난 수치다. 4월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누계 실적은 2% 늘어난 181만t을 기록하며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운임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6월 평균 부산발 중국행 수출항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6달러를 기록, 전달 대비 4달러 상승했다. 다만 1년 전의 121달러에 비해선 크게 낮은 수준이다. 주간 운임은 6월17일 현재 46달러를 기록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23달러로, 저유황할증료(LSS) 등을 제외하면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LSS는 상반기보다 10달러 오른 110달러가 부과된다.
수입 운임도 정체 상태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 2주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TEU당 163달러로, 전달(162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남아항로 운임이 큰 폭으로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선사들은 채산성 확보를 위해 THC 분리 징수에 나선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회원사는 6월15일부터 일반 화주를 대상으로 THC 금액을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하는 한편 기본운임과 별도로 부과하고 있다. 7월부터는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화주에도 이 같은 THC 부과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선사 관계자는 “불황기 동안 THC를 기본운임과 묶어서 받는 식으로 운임 체계가 변경되면서 현재 수출항로는 화물을 실어 나를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가 됐다”며 “THC를 별도로 부과해 전체적인 운임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