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 물동량이 수입화물의 반등으로 모처럼 성장세를 띠었다. 하지만 수출화물은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케미컬)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만7900TEU를 기록, 1년 전의 32만2300TEU에서 1.7% 성장했다.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성장곡선을 그렸다. 수출화물은 감소했지만 수입화물이 견실한 증가율을 신고하며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화물은 2% 감소한 16만2800TEU로,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 갔다. 수입화물은 6% 성장한 16만5100TEU를 기록, 3개월 연속 오르막길 행보를 보였다.
전달인 9월에 비해선 수출과 수입 모두 성장했다. 특히 수출은 전달 12만9900TEU에서 25% 급증했다. 수입은 15만6900TEU에서 6% 증가했다.
국가별로, 동남아항로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20% 늘어난 10만8100TEU를 기록, 8월 이후 두 달 만에 10만TEU대로 복귀했다. 태국은 10% 늘어난 4만4800TEU로, 두 달 만에 2위에 다시 올라섰다. 필리핀은 21% 늘어난 2만2500TEU를 거두며 홍콩을 밀어내고 6위로 도약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1% 감소한 4만3500TEU로, 한 달 만에 다시 3위로 내려 앉았다. 4위 말레이시아는 7% 감소한 3만5400TEU, 5위 대만은 19% 감소한 3만2900TEU, 7위 홍콩은 31% 감소한 2만1800TEU, 8위 싱가포르는 2% 감소한 1만8700TEU에 각각 그쳤다. 홍콩은 필리핀에 밀리며 순위 하락을 맛봤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케미컬 제품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동남아항로 수출 물동량이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띠고 있다”며 “다만 태풍으로 선박 운항이 크게 차질을 빚었던 9월에 비해선 다시 올라왔다”고 말했다.
운임은 우리나라와 중국 시장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1472.1을 기록, 전달 평균 1541.6에 비해 4% 하락했다. 올해 1월 7817로 정점을 찍은 월 평균 운임은 6월까지 5000포인트대를 넘나들다 하반기 들어 급락하고 있다. 7월 4000포인트, 8월 3000포인트대로 떨어진 뒤 9월엔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1000포인트대로 하락했다.
노선별로, 베트남 호찌민행과 태국 램차방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각각 190달러 227달러로 10% 13% 올랐다. 두 노선 월 평균 운임은 9월 104달러 113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반면 싱가포르행은 7% 내린 313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은 18% 내린 271달러에 머물렀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과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은 전달과 같은 127달러 415달러를 유지했다.
11월18일자 주간 운임지수는 1370.1로, 2020년 10월23일(1019.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간 운임지수는 9월30일 1451로 떨어졌다가 10월14일 1523.5, 10월21일 1556.58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항로별 운임은 싱가포르 290달러, 베트남 165달러, 태국 165달러, 태국 216달러, 필리핀 122달러, 말레이시아 253달러, 인도네시아 389달러로 집계됐다. 싱가포르행 운임은 2020년 10월30일 이후 2년 여 만에 200달러대로 떨어졌다.
한국발 운임은 중국발 운임에 비해 하락세가 가파르지 않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1월부터 발표를 시작한 동남아항로 운임지수(KCCI)는 11월21일 현재 1641달러를 기록했다. 7일 1708달러, 14일 1667달러에서 시나브로 하락했다.
KCCI 동남아 운임은 부산발 호찌민 자카르타 싱가포르 3개 항로를 기준으로 하며, 기본운임과 유가할증료(BAF) 통화할증료(CAF)를 합산해 산출한다.
한편 시장 하락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선사들은 동남아항로 공급 확대에 열심이다.
남성해운은 12월부터 한국-인도네시아항로(ANX)에 1600TEU급 선박 1척을 배선한다. 이 선사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 2020년 5월 이 항로에서 철수했던 천경해운도 선복임차(슬롯차터) 방식으로 서비스에 참여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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