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이어 잠재 수요가 많은 부산 등 영남권역 물류부동산 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
코로나발 물류 호황에 전자상거래 및 옴니채널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전체 부동산 거래 중 물류 등 국내 상업용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영남권역은 수도권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어 물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영남권은 물류 창고업 비중이 높은 지역임에도 물류 시설이 수도권보다 현저히 적다. 지난해 전국 물류센터의 총 연면적은 약 1032만평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65%인 672만평이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고, 영남권엔 약 15%(약 157만평)만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비 적은 공급량을 고려할 때, 향후 영남권의 물류센터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산권역 물류센터의 잠재 임차인들은 대형 및 중소형 전자상거래업체들과 부산항을 이용하는 물류 유통 기업들이다. 향후 이들 지역에 대한 배송 공급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 식품 배송 업체들이 새벽 배송 등 신선 식품 유통망을 부산권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JLL코리아 측은 현재 영남권에서 연면적 1만평 이상의 대형 센터는 물동량 증가세와 배후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연면적 5000평 이상의 92개 물류시설 중 1만평 이하의 센터가 절반을 훌쩍 넘는 63개, 1만~3만평 센터가 21개, 그리고 3만평 이상의 초대형 센터가 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초대형 센터들은 7개 센터가 최근 2010년대에 지어졌는데 수도권 지역과 마찬가지로 대형 물류센터가 지어지고 있는 최근 트렌드가 반영됐다.
지역별 센터의 특징을 살펴보면 울산 지역의 모든 센터가 상온 또는 상저온 복합센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순수저온센터가 차지하는 비율은 5%로 매우 낮은 반면, 부산 지역에선 신선 제품을 바탕으로 한 수요가 매우 커 순수저온센터가 차지하는 비율이 연면적 기준 전체의 약 69%를 차지했다.
JLL에서 파악한 부산 지역의 연면적 5000평 이상 순수 저온 물류센터는 약 40개로 3개의 센터를 제외한 모든 저온 물류센터는 2010년 이전에 준공됐다. 냉동냉장수협에 따르면 부산 지역의 저온 물류센터 중 약 41%가 준공 후 31년 이상 운영된 것들이다. 영남권의 상온 명목임대료는 2만3000~3만8000원, 저온 명목임대료는 5만~7만5000원 범위 내에 형성됐다. 같은 도시 내에서도 임대료 차이가 큰 경우가 관측됐으며, 수도권 임대료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한 물류부동산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수도권 물류센터는 1차 확장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많다”며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이 몰린 영남권은 잠재 수요가 많아 물류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 부산·울산·경남 인구가 800만명에 이르렀고 대구·경북 역시 5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쿠팡 등 물류 대기업들은 영남권과 세종시 주변에 거점을 집중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쿠팡은 대구 달성군에 연면적 33만㎡ 규모의 전국 최대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태웅로직스, ECU월드와이드코리아 등 여러 물류 기업들도 경남 진해 부산 지역을 거점으로 한 물류 창고 사업에 뛰어 들었다.
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 서비스팀 본부장은 “수도권에 이어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에서도 전자상거래와 3자물류의 탄탄한 수요, 현재 진행 중인 물류 개발 프로젝트 등으로 물류센터 개발과 임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부산에선 항만을 이용한 냉동·냉장 물류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외국계 종합부동산서비스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이 전년 대비 5~10%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인 1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CBRE코리아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의 안정성과 미래를 낙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투자도 상대적으로 많아졌고 자연스레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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