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노동계가 자신들을 바이러스로 취급하는 항만 방역정책을 당장 폐지하고, 일반 국민과 똑같이 백신을 접종한 선원들이 자유롭게 항만을 출입할 수 있게 허가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3일 낸 성명서에서 “3일부터 시행된 방역패스로 백신을 맞은 람이라면 식당 체육시설 어디든 이용할 수 있지만 선원은 백신을 맞았어도 활동 반경이 선박으로만 한정돼 있다”고 정부의 차별적인 방역 대책을 비판하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는 “과거 선원들은 수개월 바다 위 선박 안에서만 생활하다 잠시 입항할 기회가 생기면 단 몇 시간 상륙해 그동안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나고 먹고 싶었던 음식도 먹고 미용실을 다녀오곤 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런 작은 자유조차도 누리지 못하고 꼼짝없이 배에 갇힌 생활을 해오고 있다“며 ” 땅을 밟으려면 사직서를 내야 한다는 자조적이고 냉소 섞인 말이 선원들 사이에 공공연히 떠도는 지경”이라고 현재 열악한 선원 근무 환경을 성토했다.
또 2년이 넘도록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기본권을 심각히 침해당하고 있는 선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선원노련은 “정부의 백신 접종 지침에 따라 휴식과 휴가도 반납하고 백신을 접종했지만 여전히 상륙은 불허 상태고, 가족들을 만날 수 없다”며 “소상공인 못지않게 선원들도 피해를 보상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선원은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대한민국 국민의 생필품과 가스, 전기, 철광석 등 주요 산업물자 공급에 최선을 다해왔지만, 더 이상 이 같은 삶을 순응하며 지속할 수는 없는 지경이 됐다”며 정부가 선원을 차별하는 방역대책을 지속할 경우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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