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3-12 17:42
(부산=연합뉴스)김상현기자 = 어선과 화물선의 임시 정박지인 부산 남외항이 지형적인 문제와 선박관리 미비로 기상악화 때마다 좌초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해경은 최근 남외항에 하루평균 60여척의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선박 관리인원을 승선시키기 않은 채 장기계류하면서 올들어 모두 13척이 좌초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오전 돌풍이 불 당시에도 정박중이던 솔레치니호와 제17장영호, 제97해동 케미컬호, 화신호 등 모두 4척의 선박이 좌초됐다.
특히 화신호의 경우 좌초되면서 배 밑바닥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기름이 유출돼 해경에서 긴급방제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폭풍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5일에도 남외항 묘박지에 정박중이던 선글로리호와 로엘호, 찬스1호 등 3척이 좌초됐다.
이처럼 선박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남외항의 경우 방파제가 없는데다 기상변화에 따른 돌풍이 잦고 특히 북서풍이 불면 선박들이 바람을 바로 받게 돼 해안으로 밀리기 때문이다.
또 선박 대부분이 어장상실과 불경기 등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장기간 운항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직인원만 승선해 기상악화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다.
지난달 15일 좌초된 찬스1호의 경우 사고당시 조기장 1명이 음주상태에서 묘박당직 근무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부산해양청과 해경, 선주협회 등은 9일 오전 부산해경 회의실에서 남외항 정박선박 해난사고 방지대책회의를 갖고 정박선박에 대해 기관을 가동할 수 있는 필수선원을 승선시킬 것과 기름을 뺀 상태로 정박하는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정박선박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