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페드로만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두 항만의 화물 적체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하역 처리는 다소 개선됐지만 운송망 붕괴로 물류 지연은 되레 심화되고 있다.
오클랜드 소재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올해 2월 LA항과 롱비치항의 수입컨테이너 평균처리일수는 4.1일을 기록, 한 달 전인 1월의 5.1일보다 크게 개선됐다. 배에서 하역된 컨테이너가 부두 밖으로 반출되는 기간이 평균 닷새에서 나흘로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두 항만의 평균 컨테이너 처리일수가 감소세를 띤 건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까지 2일대 초반에 머물다 하반기부터 적체가 심해지기 시작해 8월 3일을 넘어선 데 이어 9월엔 21개월 만에 4일을 웃돌았고 12월엔 사상 최초로 5일을 돌파했다. 올해 1월 5.1일까지 악화한 뒤 2월 들어 4일대로 다시 떨어졌다.
20%를 웃돌던 5일 이상 터미널에 머문 화물 비율도 2월 들어 18.4%로 크게 개선됐다. 5일 이상 체류한 화물 비중은 지난해 6월 2.4%에서 7월 5.7%로 늘어난 뒤 8월 10%를 넘어섰고 9월 20%를 돌파했다. 이후 12월 26%, 올해 1월 27.4% 등 달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악화일로를 걷다 6개월 만에 다시 10%대로 떨어졌다.
하역 과정에서의 적체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항만에서 도착지까지 연결하는 전체 공급망의 지연은 악화했다. 미 서안항만 적체가 쉽게 개선되기 어려움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부터 발표를 시작한 두 항만의 철도터미널 내 컨테이너 처리일수는 1월 7.9일에서 2월 8.6일로 늘어났다. 특히 5일 이상 지연된 철도 화물 비율은 1월 50.2%에서 2월 55.7%로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20%를 웃도는 급증세를 띠었던 항만 물동량은 올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항만당국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LA와 롱비치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317만5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1만5400TEU에 견줘 26% 급증했다.
1월엔 12% 성장한 159만9500, 2월엔 45% 성장한 157만10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2월 물동량은 지난해 108만2400TEU에서 50만TEU 가까이 폭증했다.
두 달 동안 처리한 수입물동량은 182만57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9만7200TEU에서 22% 늘어났다. 1월은 9% 늘어난 91만8300TEU, 2월은 39% 늘어난 90만7300TEU였다. 2월의 높은 성장세가 눈에 띈다.
PMSA 측은 “주말과 심야 시간에도 화물차의 부두 출입을 최대로 허용하는 등 항만 공급망 주체들이 적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은 물동량의 기록적인 이동을 견인하고 있다“며 “거기다 항만 근로자나 철도 트럭 창고 소매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넘쳐나는 물동량에 처리하는 데 필요한 하역능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시카 알바렌가 PMSA 매니저는 “터미널은 물동량 급증세에 대응해 게이트 개방을 늘려 화물트럭 수용을 확대하고 야간과 주말 조업시간을 늘리는 한편 부두 밖의 부지를 임차해 야적장으로 활용하는 등 물류 적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컨테이너박스 부족난이 심각한 상태여서 적체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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