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원들의 지난 업적과 발자취를 기리는 사업이 추진된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정태길 위원장, 한국해운협회 정태순 회장 등 6개 단체가 대표자는 지난 5일 오후 부산 중앙동 한국선원센터에서 ‘선원박물관 및 마도로스 거리 조성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추진위원회는 선원노련 선박관리선원노조 해운협회 해운조합 해기사협회 선박관리산업협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됐다. 정태길 선원노련 위원장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추진위는 우선 부산 북항재개발사업지 내에 선원박물관을 건립할 공간을 확보하고, 박물관 앞거리와 부산 중앙동을 연결한 마도로스 거리를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마도로스 거리에는 현재 부산 영도구 태종대공원에 설치된 ‘해기사 명예의 전당’을 이곳으로 이전하며 기념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건립 부지와 예산 확보를 정부와 부산시 부산항만공사에 건의해 내년 대선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다짐하고 ‘일류 해운국가 건설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선원의 역사를 되짚고 공로를 기리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공동 채택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진출하기 시작한 해외취업 선원은 파독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노동자, 베트남전 파병군인 등과 함께 국가 주요 외화 획득원으로서 국가 경제성장에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유독 선원의 헌신과 경제적 기여를 기념하고 치하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거의 없어 선원노련과 해운 유관단체가 한데 모여 추진에 나서게 됐다.
선원의 해외 선박 취업은 개인적 차원의 선택이기는 했지만 당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가적 산업기반이 파괴된 상황에서 산업자본 조달 필요에 의해 국가(해외개발공사) 주도하에 정책적으로 선원 송출이 이뤄졌다.
대한민국이 1000척의 상선대를 보유한 해운강국으로 성장하기까지 해외취업 선원 1세대들의 헌신이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1960년 6월 김강웅 통신장을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선원 진출로 보고 있다. 이로부터 해외취업 60년이 지났고, 1세대들의 퇴장을 앞두고 있어 사료의 정리와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여러 해양 관련 박물관, 전시관은 있으나 선원을 주제로 하는 곳은 없다. 이에 선원의 국가적 기여에 대한 재평가와 인식 제고를 통해 선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박 운항 및 정비 기술을 갖춘 우리나라 선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자는 목소리가 국내 주요 선박회사 및 선원 관련 단체가 밀집한 부산 중앙동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선원의 해외취업이 본격화된 1964년에서 1970년 중반까지 일명 ‘마도로스’로 통하는 해외취업 선원은 해외문화 유입의 첨병이자 경제개발의 선도자로 대중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의 주된 소재가 되기도 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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