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선사 퍼시픽인터내셔널라인(PIL)이 정부계 펀드 테마섹홀딩스 산하의 헬리코니아캐피털매니지먼트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는다.
PIL은 최근 싱가포르증권거래소를 통해 헬리코니아캐피털매니지먼트로부터 최대 약 1억1200만달러(약 116억원)의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PIL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등 긴급한 부분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헬리코니아캐피털매니지먼트는 싱가포르 국책펀드인 테마섹의 100% 자회사로, 이번 자금 수혈은 사실상 정부 지원과 같다는 분석이다.
PIL은 5월 말부터 헬리코니아캐피털매니지먼트와 자금 지원에 관한 협의를 시작했다. PIL은 헬리코니아캐피털매니지먼트의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본해사신문 등 외신은 이와 관련해 “PIL과 헬리코니아와의 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선사는 5월 말 재무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 15곳과 채무상환기간을 연장하는 채무재조정에 합의한 바 있다. 합의안엔 12월31일까지 원금과 이자 지불 면제와 강제 집행 정지가 포함돼 있다. 15개 금융기관은 PIL 채권의 97.6%를 보유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황이 침체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PIL은 지난해 아시아-유럽항로, 올해 3월 태평양항로 등 양대 기간항로를 잇따라 철수했다. 더불어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대만선사 완하이라인, 캐나다홍콩 선주 시스팬에 총 6500억원에 받고 2척 4척씩 나눠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엔 본사 빌딩 매각에 관한 참여의향서(EOI)를 제출한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지난 4월 PIL은 성명을 내고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루머를 반박하기도 했다.
PIL은 운항 규모 세계 10위의 컨테이너선사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8월4일 현재 PIL의 보유 선복량은(용선 포함)은 34만6000TEU(점유율 1.5%)를 기록 중이다. 자사선 61척(14만2800TEU)과 용선 47척(20만3300TEU)을 포함해 총 108척의 선대를 거느리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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