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국내최초 자율운항선박 실증시험 돌입

팬오션은 23일 민관 합동 최초로 진행하는 자율운항 실증사업에 투입되는 1800TEU급 컨테이너선 <포스싱가포르>(POS SINGAPORE)호가 부산 자성대 부두에서 출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포스싱가포르>호는 앞으로 1년간 자율운항 상용화의 핵심인 지능 항해와 기관 자동화 시스템 실증과 사이버보안, 운용 기술 등을 포함한 핵심 기술을 통합 실증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과 팬오션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1603억원을 투자해 한국형 자율운항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간 국내에서 민간 조선사를 중심으로 자율운항 선박의 기술 개발과 실증이 활발히 이뤄졌지만 민·관이 협력해 자율항해, 디지털 기반 기관 모니터링, 통신과 보안 기술 등을 통합한 자율운항 시스템을 장기간에 걸쳐 국제항로에서 실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조선은 올해 3월 현대미포조선에서 인도된 뒤 인천·중국-태국·베트남서비스(CVT)에 이어 한국·태국익스프레스(KTX) 항로를 운항 중으로, 최근 자율운항시스템 설치를 마쳤다. KTX는 팬오션이 고려해운 천경해운과 함께 공동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다. 

팬오션은 2022년 출범한 선박 운항 전자센터(Fleet Operation e-Center)에서 실시간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해 통합사업단의 ‘자율운항선박 실증센터’와 협업해 실증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전자센터에선 선박 위치, 연료 소모량, 화물 적재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선박 위험 요소 사전 관리, 원격 검사 등 선박의 효율성과 운항 안정성 향상을 지원할 수 있다. 

해수부는 이번 실증 결과를 기반으로 산·학·연·관 원팀으로 국제해사기구(IMO)에서 논의 중인 자율운항선박 국제표준(MASS code)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실증 선박을 제공해 주신 선사에 감사드리며, 한국형 자율운항 시스템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국제사회에 입증해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래 해양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팬오션 신재호 해사기술실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민관합동으로 개발된 우리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서의 채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당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