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상품이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전 과정과 요소를 뜻하는 용어로서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을 의미하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는 유통업체와 소비자 사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용어가 됐다. 치열한 환경 속에서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업태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구간에 뛰어들며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관리, 기술, 플랫폼 세 가지 영역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Business Insider Intelligenc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스트마일에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물류비용 중 5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과 물류 분야에서 라스트마일은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비효율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 불만 또한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만큼 혁신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라스트마일의 혁신 중 관리 측면의 혁신은 기존의 보관 중심의 창고가 고도화되고 유연해지면서 고객주문부터 입고, 보관, 출고, 배송까지 정보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연동되는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로 진화하는 것이다. 서비스 대상을 소수의 공장에서 일반 고객인 최종 소비자로 확대하고, 그들의 복잡한 서비스 요구 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물류센터 자체의 서비스 역량을 고도화시켜 풀필먼트 센터로 재편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배송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풀필먼트 센터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37만평 수준의 물류 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쿠팡은 경기도 고양에 초대형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 중이며 대구에도 건립 계획을 밝혔다. 소비자에게 피스(Piece) 단위로 물품을 출고시켜 더욱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함은 물론이고 편리함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로켓페이, 로켓직구, 로켓프레시 등 다양한 라스트마일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며 물류 시스템 투자를 지속하며 업계의 선도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 다른 혁신은 라스트마일 영역에서 친환경 운송수단을 도입하는 움직임이다. 자율주행차량, 배송용 로봇 등 배송기술의 진화라는 기술 측면의 혁신과 유통, 식품, IT, 물류 등 타산업과의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플랫폼 측면의 혁신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월 주문 수가 약 3200만 건에 달하는 배달의 민족은 중장기 자율주행 로봇 개발 프로젝트로 딜리(Dilly)를 개발해 현장 테스트 및 연구에 힘쓰고 있다. 맛있는(딜리셔스) 음식을 배달(딜리버리) 해준다는 의미의 딜리는 2018년 5월, 4주간 천안 신세계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로봇 서빙을 진행했다. 프로젝트 1단계로 푸드코트와 같은 실내 환경에서 테스트 후 이를 바탕으로 2단계는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주상복합건물, 대학 캠퍼스 등 실내외 복합 공간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마지막 3단계는 일반 보행로를 포함한 실외 환경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은 현대무벡스와 작년 12월 중간이동 배달로봇 사업 업무협약(MOU)를 추진해 로봇의 층간 이동 관련 과제 해결을 연구 중이며 2019년 5월에는 건국대학교와 MOU를 체결해 배달로봇 실외 주행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배달로봇이 실외로 나가기까지 인도 위 장애물, 횡단보도, 시야 확보의 문제점 등 아직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지만 라스트마일 성장에 따른 신규 사업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서 이러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사용자와 로봇의 경험을 성공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면 라스타마일 딜리버리 영역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있을 것이다.
< 한세라 대학생기자 hsr302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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