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항로는 서안의 강세, 동안과 남안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서안은 선사들의 연이은 운임인상(GRI)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0달러대를 넘어선 반면 동안과 남안 운임은 세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10일 현재 상하이에서 서아프리카 지역의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수송되는 컨테이너운임은 2668달러를 기록했다. 1월께 2600달러대에서 3월 말 28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소폭 하락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행 운임은 629달러에 불과하다. 서안 운임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1000달러를 호가하다가 시나브로 떨어져 올해 1월 800달러대를 기록했고 3월 이후부터는 60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품목무차별운임(FAK)을 받고 있는 머스크라인은 중국발 서안행 운임을 2700달러 안팎, 남안행 운임을 1000달러 안팎, 동안행 운임을 1500달러대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서안을 제외하고 남안과 동안은 모두 제시된 운임이 시장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발 운임은 이보다 낮은 편이다. 대략 중국발 운임의 80% 선을 형성하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서안은 2200달러, 동안은 800달러, 남안은 500달러 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서안의 경우 2000달러선을 밑돌다가 이달 들어 선사들의 운임인상안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현재의 수준을 회복했다.
외국선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 운임이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이자 본사에서 한국에 할당된 선복을 대거 줄이고 대신 수요가 강하고 운임도 높은 중국 쪽 선복을 늘렸다”며 “공급이 줄면서 한국 시장에서 운임인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사들은 다음달에도 운임인상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CMA CGM은 6월1일부터 부산-아프리카 서안에서 500달러, 부산-아프리카 남안에서 400달러를 각각 인상한다고 화주 측에 공지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들어 아프리카항로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서안마저 중국발 수요가 꺾이면서 이전과 같은 강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까닭이다. 머스크라인과 사프마린에선 별다른 운임 인상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다음달 목표로 운임인상 계획이 발표됐지만 한동안 현재의 운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발 물동량이 최근 들어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시황도 약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별도로 다음달부터 아프리카 전 지역을 대상으로 TEU당 55달러 수준의 긴급유가할증료(EBS)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본운임과 별도로 부과한다는 계획이어서 화주 입장에선 물류비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소석률)은 전달과 비슷하다. 서안행이 80~90%, 남안행이 70~80%, 동안행이 60~70%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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