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약세를 띠었던 한일항로 수요가 성수기를 맞아 강세로 돌아섰다. 취항선사들은 11월 들어 수출과 수입 물동량 모두 약세에서 벗어나 호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에선 주류와 기계류 건축자재 등이 활기를 띠고 있고 수입에선 소비재와 원부자재 고지(故紙) 등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은 전통적으로 4월과 함께 한일항로의 최대 성수기다. 지난해엔 11월에 월간 실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일항로의 극성수기인 11월에 접어들면서 부진했던 수출화물이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수입화물 흐름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물동량이 회복세를 띠면서 선적상한선(실링)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6기(11~12월) 실링은 98%로 정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포인트, 올해 직전 기간(9~10월)에 비해 2%포인트 낮은 수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물동량 부진이 표면화되자 일부 선사들은 95%대까지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실링을 강화해 하락 압박을 받는 운임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었다. 성수기 효과가 발휘되면서 일각의 실링 강화 주장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공식 집계된 9월 물동량은 환적화물의 호조를 배경으로 안정적인 성장곡선을 그렸다. 취항선사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9월 한 달 한일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4% 성장한 16만1577TEU를 기록했다. 7월의 -1.6%, 8월의 0.2%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회복했다.
수출화물이 5% 늘어난 9만1033TEU, 수입화물이 2.7% 늘어난 7만544TEU였다. 다만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은 4.7% 감소한 6만473TEU에 머물러 선사들의 한숨을 샀다. 로컬화물 증가율은 7월에 -7.1%의 큰 부진을 보였다가 8월 2.8%로 살아났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화물이 3.3% 감소한 3만1424TEU, 수출화물이 6.2% 감소한 2만9049TEU로 집계됐다. 로컬화물 수출입 비중은 52 대 48로, 과거의 55 대 45에서 크게 좁혀졌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2.7% 감소한 2만1048TEU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피더화물은 1~9월사이 4월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이출(한국→일본)화물이 10.3% 감소한 1만458TEU, 이입화물이 14.9% 감소한 1만590TEU였다. 반면 아시아지역 제 3국을 연결하는 환적화물은 8만56TEU로 18.1%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3국 간 환적 화물은 9달 동안 1월과 2월 4월 5월 6월 9월 6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2월과 4월엔 20%대를 넘는 급증세를 보였다.
이로써 3분기는 0.8% 늘어난 48만6923TEU로 마감됐다. 수출화물은 0.4% 감소한 27만540TEU, 수입화물은 2.3% 늘어난 21만6383TEU였다. 직교역화물은 3.2% 감소한 17만9997TEU로 부진했다. 1분기 2% 2분기 1.3% 등 둔화 양상을 띠었던 직교역화물 증가율은 3분기 들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화물은 3.8% 감소한 9만3447TEU, 수입화물은 2.7% 감소한 8만6550TEU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피더화물은 12.5% 감소한 7만785TEU, 3국 간 환적화물은 9.2% 늘어난 23만6141TEU로 각각 집계됐다.
운임은 전 달과 변화 없는 모습이다.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은 200달러, 수입 50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수요가 회복되면서 한동안 현재의 운임 수준은 계속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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