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3 09:10

시론/ 해양사고 및 화재사고에서 성공적 구조조치를 위한 제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인현 교수(선장)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작년 12월 들어 낚싯배 사고에 이어서 제천화재 사고가 겹치면서 아까운 인명피해가 이어지면서 해상안전을 연구하는 필자의 마음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최근 10년 전후 몇가지 사고를 분류해보면 구조가 가능한 경우와 구조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 두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2007년 태안유류오염사고는 닻을 놓고 있던 유조선이 지나가던 바지선의 쇠로된 걸이에 부딪쳐 선박의 상부에 구멍에 두 개가 났고 이를 통하여 선박에 실렸던 기름이 흘러나왔다. 구멍을 막지 못해 몇 일간 시커먼 기름이 흘러나왔고 이것이 바다를 오염시킨 것으로 기억한다.

3년 전 세월호는 비록 전복되었지만 몇 시간동안이나 물위에 떠있었다. 선박안에 여객이 있음을 알고서도 구조를 하지 못하였다. 금년 12월 초에 발생한 낚시어선 전복사고에서도 배안에 사람이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출동과 진입이 늦어서 구조를 하지 못하였다. 이번 제천사고에서도 2층에 사람이 있었음에도 유리창문을 안에서 깨지 못하였고 밖에서 사람이 진입하여 통로를 확보해주지 못해 사망자가 크게 발생하였다.

이들 4가지 사고는 1995년 <시프린스> 유류오염사고나 1993년 <서해훼리> 및 홍콩의 2012년 <람마IV> 여객선 사고와 다르다. <시프린스> 오염사고는 선박이 태풍에 밀려서 여수 앞바다의 바위에 좌초하였기 때문에 오염을 더 이상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없었다.

<서해훼리>호 사고도 마찬가지이다. 정원보다 너무 많은 여객을 태운 과적이었기 때문에 선박이 출항 후 그대로 바다에 갈아앉아 버린 경우이다. 홍콩의 <람마IV>의 경우에도 홍콩의 항내에서 충돌 후 수분 이내에 선박이 침몰하였기 때문에 구조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미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구조를 더 이상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즉, 골든 타임이 지나간 경우가 있다. 3가지 후자의 경우이다. 그렇지만, 아직 골든타임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따라 손해를 최소화하고 인명구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전자 4가지 경우가 그러하다.

태안유류오염사고의 경우 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작은 구멍을 어떤 방식으로 막기만 하였어도, 혹은 큰 바지선을 끌고 선박의 곁에 붙여서 떨어지는 기름을 그 바지선에 담기만 하였어도 피해는 최소화하였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의 경우, 해양경찰이 <세월>호의 선내구조를 미리 숙지하고 바로 투입되었다면 상태는 달라졌을 것이다. 낚시어선 사고의 경우 해양경찰의 구조대가 야간에도 더 빨리 출동하는 준비가 미리 되어있고 현장에서 선내에 바로 진입했다면 상태는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제천사고에서도 소방대가 그 건물의 내부를 완전히 숙지하고 있었다면, 2층의 유리창을 깨트려 사람들이 구조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해상에서 인명구조를 담당하는 해양경찰이나 화재시 인명구조를 담당하는 소방대원들도 위험을 무릅쓰고 노력해 왔다. 가끔식 발생하는 사고를 대비하여 24시간 비상사태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들은 가끔씩 발생하는 사고를 반드시 처리해야하는 책무를 부담한다.

각종 선박 특히 여객선이나 다중이용 건물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내부구조에 따라 즉각 진입과 구조가 가능한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위 4가지 사고에서 우리는 과연 그러한 준비가 되었었는지에 의문이 든다. 하나의 사고 처리를 위하여 수십번의 틀림없는 예행연습과 준비가 필요하다. A라는 방식이 통하지 않으면 B방식으로 하고, B방식이 되지 않으면 C방식을 이용하는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태안유류오염사고에도 왜 그 작은 구멍을 막지 못하고 있는지, 화재 폭발의 위험 때문에 처리를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러면 바지선을 왜 끌고 오지 못했는지 안타깝기만 했다. 세월호의 경우에도 속수무책이었다. 적어도 닻을 놓는 구멍으로 와이어라도 걸어두었으면 나중에 선체의 인양에도 도움이 되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선박에는 설계도면이 있다. 특히 구조를 담당하는 해양경찰은 국내 여객선이나 어선의 선박의 설계도를 가지고 이를 기초로 조난시 설계도를 바탕으로 진입하거나 구조물을 잘라내어 통로를 내어야 한다. 가상의 사고를 상정하고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세월호 사고에서 이런 방식이 활용되었는지 듣지 못하였다. 육상의 다중이용 건물이나 아파트등도 마찬가지로 소방관들은 건물에 대한 지도를 가지고 반복되는 실전훈련을 할 것으로 안다.

선박에는 마이십(My ship) 제도가 있다. 휴가를 마치고 와서 다시 그 선박에 승선하여 마치 자신의 집과 같이 특정선박에 정을 붙이고 돌보는 제도다. 구조를 담당하는 분들도 이러한 마이십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각 구역별로 여러 척의 여객선이나 다중건물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고 유사시 구조에 나서는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자신의 집과 같으므로 구석구석 사정을 잘 알게 됨을 구조에 활용하는 것이다. 대중국 및 대일본 카훼리와 국내용 카훼리 약 25척에 대하여 이러한 마이십 제도를 해양경찰이 도입하여 유사시 만반의 준비를 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조금은 안심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해양사고 자체가 혹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이들 사고를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대처방안이다. 그렇지만,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우리가 각종 위험을 미리 파악하여 준비를 잘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제천화재사고를 계기로 구조를 담당하는 분들은 준비태세를 구체적으로 더 철저히 갖추기 바란다. 그리고 우리 국민이나 정부는 이들 위험직군에 종사하는 해양경찰이나 소방대원의 처우나 장비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어떤 사고가 있다면 교훈을 신속하게 받아들여 현장에 반영시켰으면 한다. 장비의 도입이나 예산의 반영은 시일이 걸리는 일이다. 그렇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동일한 사고가 반복하여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수정될 것은 당장 수정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교훈이 받아들여져 현장에 반영되는 것이 너무 늦다. 이것은 안전을 모두 국가의 일로 치부하고 일반국민들은 모두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안전은 국가와 국민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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