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항로는 추석과 중국의 국경절 연휴에 따른 물량 밀어내기에 다시 한 번 롤러코스터 시황을 연출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전인 9월29일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84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발 운임급락은 머스크라인 등 주요 선사가 추가 선박을 배선한 영향이 컸다.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물량 밀어내기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선적이 예상보다 덜 이뤄지면서 운임은 1000달러 후반대로 급전직하했다. 이번 달부터 다시 선박 가득 화물이 실리면서 10월13일자 산투스행 운임은 TEU당 2582달러를 기록해 2주전 대비 700달러 이상 급등했다.
한국발 남미동안행 운임은 20일 기준 TEU당 20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해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남미서안행 운임은 중국 국경절과 추석연휴 전 물량 밀어내기 수요를 배경으로 TEU당 2000달러 중반까지 올랐다가 20일 현재 지난달과 비슷한 2000달러 초반 수준으로 돌아갔다.
선사들은 다음 달 기본운임인상(GRI)을 앞두고 있다. 남미동안이 TEU당 200~700달러, 남미서안이 400~700달러다. 업계는 오래전 선복조정이 이뤄진 남미동안이 11월에도 선복부족이 계속돼 현재의 운임수준을 이어가거나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남미서안은 선박 대형화의 영향으로 운임인상 여력이 크지 않지만 계속해서 2000달러 초반대를 이어갈 거로 전망했다. 업계는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남미동안으로 향하는 수출물량이 많아 운임을 충분히 인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10월 말까지 선복이 부족한 실정이고, 중국에서 선적이 이월(롤오버)되는 물량만 수백 TEU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당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미서안은 추가 운임인상으로 11월에도 2000달러 선을 유지할 거란 시각이 많았다. 일부는 점차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11월 운임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남미동안과 서안의 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소석률)은 20일 기준 대부분 100%를 기록했다. 일부 점유율이 낮은 선사는 80~90%대의 소석률을 거두는 데 그쳤지만 전체적인 시장흐름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미서안은 연휴 이후인 10월 3주차에 APL 코스코 MSC CMA-CGM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한 항차의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단행하면서 월말까지 선복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이 배선한 선박은 8000~9000TEU급의 대형 선박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월말에 물량이 몰리는 편인데 이번 1항차 결항으로 선복부족에 따른 운임인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11월에도 중국발 수요의 강세로 선복이 부족할 거라고 전망했다. 중국발 물량러시가 이어지면서 운임도 우리나라보다 100~200달러 높게 형성돼 있다 보니 선주들은 중국에 선복을 대거 배정하고 있다. 일부 선사는 11월15일까지 선복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브라질 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물동량 추이도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국발 물동량만 늘고 한국은 그저 그런 상황이다 보니 선사들이 한국시장엔 선복을 크게 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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