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에선 사드보복 영향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출물동량이 계속해서 약세를 띠는 모습이다. 어렵게 올려놨던 운임도 다시 들썩대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5월 한중 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24만3791TEU로, 1년 전의 23만9310TEU에 견줘 1.9% 증가했다. 수출화물은 5.6% 감소한 8만7585TEU로 집계됐다. 4월에 이어서 두 달 연속 마이너스다. 감소폭은 4월의 4.6%에 비해 확대됐다.
항구별로 톈진신강이 37.3% 감소한 9602TEU, 칭다오항이 3.1% 감소한 1만715TEU, 닝보항이 4.2% 감소한 7957TEU를 기록,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면 상하이항과 다롄항은 각각 8.1% 늘어난 2만9688TEU, 2.4% 늘어난 6175TEU의 플러스 성적을 냈다. 수입물동량은 6.6% 늘어난 15만6206TEU를 기록했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세는 둔화되는 양상이다. 3월까지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띠다 4월에 증가율이 3.9%로 급격히 꺾였고 5월에도 6%대에 머물렀다.
1~5월 누계 물동량은 6.6% 늘어난 118만6380TEU로 집계됐다. 수출물동량은 3.7% 늘어난 45만9639TEU, 수입물동량은 8.6% 늘어난 72만6741TEU였다. 수출입 비율은 39대 61로, 지난해 말의 40대 60에 비해 격차가 소폭 커졌다.
선사들은 약세 시황이 6월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자동차 물동량과 고철(스크랩) 등의 화물이 퇴조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달 들어선 소폭 물동량이 회복세를 띠었다는 일부 선사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휴가철을 앞둔 ‘밀어내기 화물’의 영향이라는 해석과 사드 보복조치가 완화되고 있다는 해석 등이 엇갈리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7월엔 식료품과 잡화 등의 화물이 상승세를 띠면서 전 달에 비해 다소 (실적이) 올라오는 상황”이라며 “휴가철인 8월로 넘어가면서 다시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화물 감소는 사드와 별도로 장기적인 현상을 띨 거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국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분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기아차 옌청(염성) 공장과 현대자동차 베이징 공장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자동차 화물은 (중국으로) 아예 못 들어가고 있고 일반 화물도 고의적인 통관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사드보복으로 한국선사 화물이 중국선사로 이탈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선사 측은 “최근 몇 달 간 이어진 사드 이슈로 중국선사들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 부진으로 모처럼 인상한 수출항로 운임이 다시 가라앉는 분위기다.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현물(스폿)운임 50달러, 계약운임 20달러 수준이다. 선사들은 올해 초 운임인상(GRI)을 통해 계약운임을 20달러선으로 올려놨다. 하지만 수출항로가 침체되자 다시 화주의 운임 할인 요청을 수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수입항로 운임은 6월까지 160달러대가 유지되다 이달 들어 150달러대로 하락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발표한 14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152달러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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