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0 16:41

대기업 물류 25년 노하우로 사업 다변화 고삐

씨앤에어라운지 / 로얄디엔엘 김영수 대표이사
글로벌포워더·2자물류기업과 각축…협업으로 대응

대형화주를 중심으로 물량을 유치해온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로얄디엔엘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대기업 위주에서 탈피해 ‘한 우물’이 아닌 ‘여러 우물’을 파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5년 업력을 자랑하는 로얄디엔엘은 국내 대기업 물류주선업만 20여년 넘게 맡아온 국내 토종 포워더다. 설립 1년차인 1993년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물량을 한꺼번에 수행하며 회사의 외형을 크게 키웠다. 김영수 대표이사는 당시 세 곳의 대형화주로부터 항공 수입운송 업무를 맡은 포워더는 로얄디엔엘이 유일했다고 전했다.

로얄디엔엘이 대기업들의 물량을 줄줄이 처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영업력’에서 비롯된다. 과거 대한통운에서 근무하며 대기업들과 거래하던 물류 인력들이 로얄디엔엘로 둥지를 틀자 화물도 덩달아 따라왔다.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든든한 거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형화주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對고객 서비스 경쟁력은 점점 높아졌다. 화물의 모든 운송과정은 물론 화주가 가장 우선으로 하는 요구를 미리 체크해 신속정확하게 대응하며 물류 노하우를 축적했다. 회사에 갓 입사한 사원들까지 ‘맞춤형 교육’을 받으며 대형화주를 위한 고객 서비스 강화에 주력했다. 이렇다 보니 중소화주들의 서비스 만족도 또한 긍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에 밀착 서비스를 진행하니 중소기업들의 만족도 또한 컸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먼저 알려고 노력했다”

대형 단일 화주에 물량이 쏠리다보면 회사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회사 역시 고객의 한 해 투자사업 진행도에 따라 물량이 들쑥날쑥했다.

로얄디엔엘의 중장기 비전은 대형화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신규 고객창출에 주력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말 대형화주 유치는 물론 더 나아가 해외거점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물류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한 노하우를 통해 다수의 화주를 유치해 매출을 여러 군데서 내겠다는 전략이다.

국제물류업계, ‘경쟁’보다는 ‘협업’으로 돌파구 모색

한 해의 살림살이를 알차게 꾸려나가기 위해 포워더들은 비딩(입찰) 따내기에 전력을 다한다. 한 해도 빠짐없이 대형화주와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김 대표지만 입찰 준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0~12월만 되면 회사가 비상이다. 매년하는 일이지만 입찰 성공 여부가 한 해의 살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때는 모두 죽기 살기로 일한다.”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몇 건의 굵직굵직한 비딩을 시도했다. 수십 년간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며 축적했던 물류 노하우가 발휘된 덕에 성공 소식이 잇따라 날아왔다. 김 대표는 목표로 했던 비딩에 떨어져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실패로 끝났더라도 몇 달간 땀을 흘려 일한 임직원들의 노력이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최근 포워딩시장은 수많은 경쟁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까닭에 제값에 화물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입찰에 참여해도 또다른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김 대표는 중소화주 입찰에 2자물류사들의 참여까지 늘며 포워더들의 수익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토로했다. 글로벌기업에 대형포워더까지 중소화주 공략에 가세하며 포워딩시장은 그야말로 ‘소리 없는 총성’이 난무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선사·콘솔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고객관리에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들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최근 포워더시장 환경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이 아닌 협업을 지향하는 포워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상과 항공, 각 지역에서 제각기 노하우를 갖춘 기업들의 협업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의의 경쟁도 없어서는 안 되지만,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상호 협력하는 것은 서로가 ‘윈윈’하는 거라고 본다.”

“고객이 잘돼야 저희도 잘되죠.” 아무리 잘 나가는 포워더라도 주거래처가 문을 닫으면 궁지에 몰리게 된다. 물량 비중이 큰 고객이일수록 포워더의 매출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로얄디엔엘은 고객이 잘돼야 회사도 잘된다는 신념에 따라 일한다. 기독교 신자인 김 대표는 매주 교회에 나가 ‘고객의 성공’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고 전했다. “포워딩이라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비즈니스다. 학연·지연으로 얼룩진 화주의 물량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미수업체 관리도 필요해 항상 긴장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임직원들과 협력해 회사와 고객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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