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파산으로 200만TEU의 물동량과 3조원의 운임 수입이 증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6일 지난 2월17일 법원의 한진해운 파산 선고로 우리 해운산업은 글로벌 정기선사를 잃어버렸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해인 2015년에 한진해운은 총 462만TEU의 화물을 수송했다. 국내 수출입물동량 188만TEU, 3국간물동량 272만TEU였다. 3국간 물동량이 60%를 차지함으로써 글로벌 선사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
2015년만 놓고 보면 북미항로 111만TEU, 유럽항로 59만6000TEU 등 양대 항로에서 170만TEU를 수송하며 각각 7.4% 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전 센터장은 한진해운의 북미항로 점유율 중 6.2%를 외국선사들이 가져갔다고 분석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1~2월 북미항로 점유율을 1.2%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현대상선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럽항로에선 대부분의 물동량이 외국선사로 넘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전 센터장은 이를 근거로 북미항로 96만8000TEU, 유럽항로 54만3천TEU 등 기간항로에서 151만TEU의 물동량이 이탈했으며 아시아역내 중남미 아프리카 호주항로 등에서도 일부 물동량이 이동하면서 전체적으로 200만TEU에 이르는 해운수요가 한국해운을 떠났다고 추정했다.
나아가 한진해운 전체 물동량의 43%가 외국선사로 흡수되면서 2015년 컨테이너부문 매출액 7조1491억원 중 3조원 가량의 운임수입도 함께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시아-북미항로 1조7758억원, 아시아-유럽항로 3774억원 등 양대항로에서만 2조1532억원의 운임수입이 외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평균운임인 아시아-북미항로 1801달러(40피트 컨테이너 기준), 아시아-유럽 항로 695달러(20피트 컨테이너 기준)를 적용한 결과다.
전 센터장은 "한진해운이 사라지면서 한국해운뿐 아니라 항만업계도 지난해 환적물동량이 3% 감소했다"며 "한진해운 파산이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현대상선과 새롭게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시작하는 SM상선이 굴지의 글로벌 선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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