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는 중국 춘절(설) 연휴 이후 좀체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황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운임이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멜버른향 운임은 3월10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60달러를 기록해 전월 최고치인 730달러 대비 270달러가 증발했다. 연초부터 이 항로의 운임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시장은 중국의 수요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연쇄충격을 받고 있다. 통상 한국발 호주향 운임은 본선인도(FOB)와 같은 계약화물 수출이 많아 중국의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이 항로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인 중국은 경기변동에 따라 운임 변화 폭도 큰 편이다.
하지만 3월 호주항로 운임은 이 공식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유휴선복이 많이 발생함에 따라 한국도 운임이 동반 하락한 것이다. 한국발 호주향 운임은 TEU당 450~600달러 선에서 형성돼 있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은 4월1일 한국발 호주향 해상항로에서 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실시할 계획이다. 호주항로는 1월 TEU당 500달러 3월 TEU당 300달러의 GRI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4월 GRI도 전반적인 수요약세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3월1일에 적용됐던 TEU당 300달러의 GRI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4월에 시행되는 GRI도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일부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수요 약세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운임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호주항로는 비수기가 장기화되면서 스폿운임도 하락세다. 상하이거래소는 “비수기동안 수요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평균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80%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스폿운임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선사가 스폿운임을 소폭 내리기로 협의하면서 물동량 증대를 노렸지만 시장 분위기는 아직 냉랭하다.
한국발 호주향 소석률은 점유율이 높은 선사와 낮은 선사로 각각 나뉘었다. 이 항로에서 점유율이 높은 선사는 대체로 90~100%까지 기록했지만 낮은 선사는 50~60%를 거두는 데 그쳤다. 점유율이 높은 선사일수록 대형 화주의 계약화물을 유치하는데 수월하지만 선대 운용이 작은 선사는 소량화물 위주로 실어야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와 호주 관세청이 최근 국내 수출기업 2개사에 대해 ‘수출입관리우수업체(AEO) 공인인증 합동심사’를 실시해 신속한 통관이 기대된다. 이번 심사는 ‘韓-호주 AEO 상호인정약정’ 체결을 위한 것이다. 양국은 오는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세계관세기구(WCO) 총회에서 ‘韓-호주 AEO 상호인정약정’을 체결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약정이 체결되면 우리나라 AEO 수출기업들은 호주세관 통관과정에서 검사율 축소, 우선 통관, 수입서류 간소화, 비상 시 우선 조치, 세관연락관을 통한 통관애로 해소 등 신속통관 혜택을 받게 된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