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7 11:42

선박신조프로그램 첫 수혜기업 현대상선·KSS해운

한국선박해양 현대상선에 7000억 자본 확충


 
국내 최초의 선박은행(Tonnage Bank)인 한국선박해양이 현대상선에 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선박신조프로그램엔 현대상선과 KSS해운 등이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10차 산업경쟁력강화방안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한국선박해양은 지난 1월 자본금 1조원으로 출범한 뒤 조직을구성해 2월부터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자본금은 산업은행에서 5000억원, 수출입은행에서 4000억원, 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100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선박은행은 단기적으로 원양선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한국형 선주기업으로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선 현대상선에 7043억원을 지원한다. 선사 측은 유상증자로 1043억원, 영구전환사채(CB) 발행으로 60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현대상선 유창근 대표이사, 김충현 전략재무총괄 부사장과 한국선박해양 나성대 대표이사는 7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의 자본확충계약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3월에 선박투자회사를 설립하고 4월 선박매매 및 용선 계약을 체결한 뒤 선박 10척에 대한 세일즈앤드리스백(S&LB, 매입 후 재임대)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매각하게 되는 선박은 4600TEU급 컨테이너선 6척과 8600TEU급 4척이다. 선박 가격은 총 1504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들 선박의 장부가격은 8547억원으로, 한국선박해양이 유상증자·영구CB(7043억원) 및 시장 가격에 의한 선박 매매(1504억원)의 방법으로 이를 모두 보전해주는 구조다.
 
한국선박해양은 다른 선사 선박에 대해서도 세일즈앤드리스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선박 신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선박을 도입한 뒤 이를 선사에 용선하는 등 해운 시황에 영향 받지 않는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선박은행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별도로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지원 금액은 12억달러에서 24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초대형 고효율 컨테이너선으로 제한됐던 지원 대상 선종도 벌크선과 탱크선까지 확대됐다.
 
아울러 '부채비율 400% 이하'의 기업만 이용할 수 있었던 자격 요건을 낮춰 장기운송 계약이 체결된 전용선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된 경우엔 부채비율이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12월30일 산은과 수은 캠코 산은캐피탈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무지원반을 부산 해양금융종합센터에 설치했다. 전체 24억달러 중 정책은행들은 30%인 8억2000만달러를 후순위 금융으로 지원하고 무역보험공사는 국내외 금융권에서 조달하는 선순위대출 14억4000만달러(60%)를 보증 방식으로 지원한다. 해운사는 10%인 2억4000만달러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정부는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활용해 연내로 15척 안팎의 신조선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선박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곳은 현대상선 KSS해운 등 세 곳으로 현대상선은 초대형 유조선(VLCC) 5척, KSS해운은 초대형가스선(VLGC) 2척을 상반기에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하반기에도 추가로 소형 컨테이너선 5척의 신조를 검토 중이다. 올해와 내년 사이 선박 신조 수요는 22개 선사 63척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또 수은 글로벌 해양펀드를 통해 사모투자펀드(PEF)인 IMM PE가 보유하고 있는 부산신항 한진터미널(HJNC)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현재 지분구조는 IMM 50%-1주, 한진 50%+1주다.
 
수은은 정책금융기관과 일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2000억원을 조성해 지분 인수에 나설 예정으로, 지난달 17일 펀드 운용사를 선정했으며 나흘 뒤 터미널 현지 실사를 마쳤다. 수은 글로벌펀드는 2020년까지 1조원까지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사들의 유동성 공급에 기여해 온 캠코선박펀드의 경우 중고선박 지원을 확대한다. 매년 2000억원으로 책정돼 있던 S&LB 규모를 올해부터 5000억원으로 늘려 2019년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2015년부터 자체 계정을 통해 시작된 캠코선박펀드의 지원 규모는 총 1조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원 대상도 벌크선 중심에서 컨테이너선과 탱크선으로 확대됐다.
 
캠코는 올해 상반기 1500억원, 하반기 3500억원의 선박인수계약을 추진할 예정으로, 선주협회와 공동으로 3월과 5월 각각 벌크선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캠코선박펀드는 출범 이후 2015년과 지난해 2년 새 11개 해운사 선박 18척에 대해 4108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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