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설날 연휴 여파로 부진했던 물동량이 2월 들어 다시 회복되면서 고무적인 시장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1월엔 설날과 중국 춘절 연휴의 후유증으로 물동량이 급감했었다. 선사들은 물동량이 실종되다시피 했다고 당시 시장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던 것에 비하면 급전직하였다. 하지만 2월 접어들면서 평년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물동량은 오랜만에 상승세를 띠어 선사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2015년 246만8900TEU에서 지난해 285만4000TEU로 6.6% 늘어났다. 특히 톈진(신강)이 4.1% 감소한 걸 제외하고 주요 지역이 모두 성장을 신고했다. 수출화물이 2015년 11.4%의 두 자릿수 감소에서 4.9%의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수출 114만2700TEU, 수입 171만1300TEU로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공컨테이너 재배치 비용 상승이 선사들에게 고질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선사들은 올해 들어 운임회복에 한창이다. 권익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황정협)를 중심으로 매주 회의를 갖고 인상분의 시장 적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선사들은 지난달 중순께 장기계약화주를 대상으로 기본운임인상(GRI)을 실시했다.
수출화물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 일반화물 기준으로 50달러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한 자릿수의 운임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게 선사들 목표다. 선사들은 부산-상하이간 운임을 50달러 안팎으로 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금액은 현물(스폿) 시장 기준이다. 시장에 공표되지 않는 장기계약 운임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이를 배경으로 운임공표제 도입 이후 대부분의 화주들이 한중항로 만큼은 계약운임을 적용받고 있다. 선사들은 최근 부산 현장에서 회의를 열고 운임회복 열의를 다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운임과 함께 수입운임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부산행 해상운임은 지난달 중순부터 101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8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시나브로 상승 중이다. 현재 운임은 지난해 중반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워낙 낮은 상황이어서 선사들이 인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며 “계약운임이 인상되지 못한다면 지난해처럼 수익 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항로에서도 SM상선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관심거리다. SM상선은 다음달 9일 부산과 베트남 호치민, 태국을 있는 정기선 항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VTX로 이름 붙은 이 노선은 상하이를 중간 기착지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향후 개설되는 인도 동안 노선도 부산-칭다오-상하이를 연결하게 된다. 한진해운이 가지고 있던 중국 항권 2개를 모두 쓴다는 전략. 이를 두고 황정협 측은 항권은 한중 양국의 합의로 발급된다는 점을 들어 거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실정이다. SM상선이 항권을 반납한 뒤 정식 절차를 거쳐 재발급 받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밖에 팬오션은 군산에서 칭다오를 오가는 컨테이너노선을 취항함으로써 항로 다변화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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