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컨테이너 선사인 SITC가 울산항에서 첫 뱃고동을 울렸다.
울산항만공사(UPA)는 14일 정일컨테이너터미널에서 신규 기항한 SITC의 <SITC 나고야> 호를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다. SITC는 현대자동차가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반조립제품(CKD)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울산항을 기항하게 됐다.
SITC는 이번 첫 기항을 시작으로 주 1항차씩 울산항을 거쳐 간다. 14일께 울산항을 출항한 이 선박은 21일 하이퐁 딘부항 컨테이너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다. SITC가 제공 중인 ‘CJV6’ 서비스의 로테이션은 오사카-고베-나고야-요카이치-요코하마-가와사키-도쿄-울산-상하이-서커우-홍콩-하이퐁이다.
UPA와 현대차는 SITC를 울산항에 유치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베트남 현지 대리점의 CKD 물량이 증가하면서, 울산발 CKD화물을 수송할 선사가 필요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중심 항만이 아닌 울산항으로서는 선적할 화물이 많지 않아 국적 근해선사들의 기항이 뜸했다. 근해선사들은 울산항을 기항하더라도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추가 기항해야 선박 가득 컨테이너를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울산항을 거쳐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기항하면 선박법 제6조에 명시된 카보타지 문제로 제재를 받는다. 카보타지는 국가 내에서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하는 권리를 외국선박에는 주지 않고 자국 선박이 독점하는 국제관례를 의미한다.
현대차로서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울산항에서 화물을 선적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국내선사와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해 화물 수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UPA는 물류기업(국제물류주선업체)인 비전해운과 현대차와 함께 선사 마케팅을 펼쳤고, SITC의 울산항 첫 기항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UPA는 이번 SITC의 기항으로 연간 1만5000TEU(20피트 컨테이너)의 물동량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SITC의 신규 기항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SITC가 주 1항차당 울산항에 할당하는 선복량은 약 300TEU에 불과하지만, 현대차에서 선적하는 화물은 150~200TEU 수준이다. 유휴 선복을 메우기 위해서는 추가 화물 유치가 필수다.
UPA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울산항 최초 기항 선사인 SITC의 신규 취항을 환영하고 향후 울산항 물동량 증대를 위해 화주, 선사, 물류업체 등이 전략적 파트너로 거듭나자는 의미에서 개최됐다”며 “올해도 적극적인 컨테이너 마케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울산항은 신규항로 인센티브 실시, 적극적인 선사 및 화주 마케팅 활동 등으로 42만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해 개항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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