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부산신항 1-1단계에 위치한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의 지분 40%(916만주) 전량을 매각한다. 매각 가격은 1150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15.66%에 달한다. 한진은 지분 전량을 매각함에 따라 692억원의 자산처분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지분 청산은 3월31일로 예정돼 있다. 한진의 이 같은 결정은 항만 중복투자를 정리해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13일 한진이 PNIT 주식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자산처분이익 692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PNIT는 한진의 연결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한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에는 변동이 없지만, 연간 약 70억원의 지분법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PNIT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 평가가치 낮아
박 연구원은 PNIT의 주식 평가가치가 일반적인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PNIT는 2015년 기준 매출액 1040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영업이익률 16%)을 기록했다. GTO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5.1배인 점을 감안하면 PNIT의 PER은 5.8배에 그쳐있어 상대적으로 평가가치가 절하돼 있다.
하지만 물동량 처리실적은 지난해 9월 한진해운 사태가 반영되면서 늘어났다. PORT-MIS에 따르면 PNIT의 지난해 11월 누계 물동량 처리실적은 221만4000TEU로 2015년 동기 219만9000TEU 대비 소폭 증가해 부산 신항 2위 운영사로 올라섰다.
4Q 영업益 대폭↓…투자등급은 상향조정
한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573억원으로 소폭 오르겠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뒷걸음질 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한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9억원(영업이익률 1.1%)을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67.6%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부산신항 2-1단계에 위치한 한진해운신항만(HJNC)의 컨테이너 물동량 급감이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사태로 HJNC를 기항했던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CKYHE 선사들이 기항지를 상당부분 바꿨다. 이로 인해 HJNC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한 7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는 택배 사업은 6720만개의 물량을 처리해 택배부문 매출액은 13.9% 증가한 1516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이번 PNIT의 지분 청산으로 한진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Trading BUY’로 상향조정했다. PNIT 주식 처분이익에 따라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기존 0.6%에서 6.7%로 대폭 상향조정됐기 때문이다. 한진의 투자 평가가치는 HJNC 터미널의 컨테이너 물동량 확보와 택배부문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는 ‘매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올 4월께 재편되는 얼라이언스 유치 여부가 투자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목표주가는 투자 평가가치가 상향조정됨에 따라 3만5천원으로 대폭 올랐다. 현재 주가는 3만원 초반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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