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3 09:27

중남미항로/ 선복감축으로 해상운임 2000弗대까지 끌어올려

연말 밀어내기 물량…1월1일 750弗 GRI
중남미항로는 동·서안을 막론하고 대형화된 선박들이 전환배치(캐스케이딩)되면서 공급과잉에 시달려왔다. 특히 2015년 연말부터 올해 2월까지 남미 동안 운임은 일본행 운임보다 낮은 100달러대에 머물렀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가격구조는 선박이 경쟁적으로 커진 반면 수요는 이를 받쳐주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저운임이 계속되자 머스크라인 MSC MOL이 2월에 두 개의 루프를 하나로 통합했다. 선사들은 4월까지 서비스 구조조정으로 기항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고강도의 운임인상(GRI)을 적용해 운임 회복에 박차를 가했지만 쉽지 않았다. 선사들은 추가적인 선복 삭감 카드를 꺼내들었다. 5월에 들어서야 선사들은 기지개를 폈다. 매번 실패에 그쳤던 GRI는 꾸준한 노선 감축을 통해 시장에 적용할 수 있었고, 운임을 단번에 네 자릿수로 안정화시켰다.

남미 동안은 1400~1500달러대에 정착했고, 서안은 2000달러대를 넘어섰다. 선사들은 기세를 몰아, 대형화된 선박을 어떻게 메울 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 해법으로 자동차부품 CKD 타이어 전자제품과 같은 부피가 크면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화물에 주목했다. 소석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동안의 경우 수심 문제도 있어 중량 화물로 가득 선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선사들은 FEU에 경량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대형화된 선박을 채울 수 있었다. 이러한 화물들을 유치하기 위해 선사들은 40피트 컨테이너(FEU)를 20피트 컨테이너(TEU)보다 더 저렴하게 제공하기도 했다.

여름 성수기인 6,7월에는 손익분기점을 넘는 해상운임으로 호황을 누렸다. 소석률도 90% 후반대에서 100%까지 만재에 가까웠다. 하지만 수요가 부족해 ‘반쪽’ 호황에 그쳤다. 선복 감축이 TEU당 2000달러대의 운임을 지탱해준 배경이다. 중국 국경절이 있는 10월 들어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국경절에 돌입하면서 일부 선사는 임시결항(void sailing)을 적용해 줄어든 수요에 대응했다.

하지만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밀린 수출 물량이 몰리면서 GRI는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동·서안의 운임은 다시 2000달러대를 맴돌았다. 11월 들어 운임은 막바지 열기를 반영했다. 11월11일 상하이항운거래소에서 발표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SCFI)은 2908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국경절 연휴 직후부터 물량이 쏟아지고 선복이 부족해지면서 운임은 꾸준히 상승했다.

12월은 롤러코스터 시황을 보이고 있다. 12월9일자 SCFI는 TEU당 2058달러까지 떨어지며 전달 11일에 기록한 2908달러 대비 약 850달러가 증발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일시적인 수요 감소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월 중순부터 연말 막바지 물량이 몰릴 것으로 기대돼, 반짝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

선사들은 연말 시황 상승세에 힘입어 새해 1월1일부로 750달러의 추가 GRI를 적용한다. 1월27일부터 설날과 춘절에 접어들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은 1월 중순부터 상당한 물량 밀어내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 관계자들은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는 중남미 항로에서 서비스를 개편하기보다 기존 서비스를 통해 높은 운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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