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남미 항로는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로 시장의 등락폭이 컸다. 중국의 주요 공장들이 10월1일부터 약 7일간 가동을 멈추면서 수출물량이 줄자 일부 선사는 임시결항(보이드세일링)을 단행했다. 중국 전역이 휴가에 돌입한 탓에 선사들은 국경절 직후 밀린 수송물량들을 처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0~3000달러 선을 형성하던 중남미 운임은 9월 중순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의 9월30일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TEU당 1427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11.5%나 급감했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10월14일 운임은 밀렸던 수출 물량들이 몰린데다 선사들의 GRI 의지까지 더해져 다시 2239달러까지 치고 올라왔다.
선사들은 10월15일부터 동안에 TEU당 500~7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000~1400달러, 서안에 TEU당 500달러, FEU당 1000달러의 GRI를 시도했다. 동안 운임은 TEU당 2000달러 중반대까지 회복됐고, 서안의 경우 일부 선사는 TEU당 2000달러 중후반대까지 찍고 있다. 선사 관계자들은 GRI로 올린 2000달러대의 운임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는 “수요는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선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급 조건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평균 선복 활용률도 85%로 항로간 경쟁이 치열해져 스폿 운임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 서안에서 MSC, APL 등이 8000~11000TEU급 대형선을 투입하면서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는 점도 거래소 측의 전망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남미 동안의 소석률은 100%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선사들은 마냥 기쁘지만도 않다. 10월은 일부 선사가 국경절을 맞아 남미 동안에 임시결항하면서 선복량이 줄어든 탓에 소석률이 100%일뿐 절대적인 수송량은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서안의 소석률도 100%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동안과는 입장이 다르다. 서안도 일부 선사가 임시결항하면서 선복 부족을 겪었지만 물동량 수요가 많아져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항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동안 국가들의 경제가 좋지 않아 현 상태라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선사들의 관심은 크리스마스와 신년 물량에 쏠려있다. 선사 관계자들은 이달 말까지가 연내 마지막 성수기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미 국가들은 카톨릭문화로 인해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가를 길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동안행 해상수송이 통상 40일 이상 소요된다는 점이다. 11월에 부산항에서 출항하면 12월이 돼서야 도착하지만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이 이때부터 휴가에 돌입해 부두에서의 작업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선사 관계자들은 “납기일을 맞추려는 화주들은 이번 달에 어떻게든 선적해야 최악의 상황을 면피할 수 있다”며 “10월이 연내 성수기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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