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항로는 중국 국경절 연휴 이후 그동안 밀린 수출화물로 선복을 채우고 있다. 10월 한국발 북유럽지역 취항선사들은 90~95%에 가까운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국경절 연휴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첫째주 임시결항을 진행해 선복을 대폭 줄였다. O3얼라이언스와 G6는 2항차를 줄였고, 2M은 3항차, CKYE도 2항차를 줄였다. 한 선사 집계에 따르면 아시아-북유럽 선복량은 중국 국경절 연휴 임시결항으로 24% 가까이 줄어든 주당 18만2천TEU를 기록했다. 국경절 연휴기간 동안에는 줄어든 화물로 운임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연휴 이후 수출화물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올랐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0월14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755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전주대비 18달러 하락한 569달러를 기록했다. 1년전 이맘 때 구주항로가 역대 최저치 운임을 찍던 때와 비교하면 운임회복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9일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전주 대비 54달러 감소한 259달러,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TEU당 244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선사들은 현재 소석률과 운임수준이 10월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공백이 생겼지만 선복감축에 대한 큰 효과는 없었다”라며 “구주항로는 한진해운 사태 전부터 높은 소석률 수준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상하이항운거래소가 9월9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943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한진해운발 선복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구주항로에서는 일주일 만에 일단락됐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구주항로에서 한진해운의 선박이 빠진 효과는 크지 않아 한진해운에 실린 화물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오히려 나머지 CKYHE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에게 화물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화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10월15일부로 TEU당 400~600달러의 운임인상(GRI)에 나섰다. 운임인상 폭은 선사별로 차이가있지만 국경절 이후 늘어난 물동량에 팍팍한 선복으로 운임인상은 탄력을 받아 시장에 적용될 수 있었다. 선사들은 비수기에 접어드는 11월에도 운임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GRI를 지속할 계획이다.
11월에는 물동량 감소에 대비해 윈터프로그램이 가동될 예정이다. 선사들은 운임인상의 목적보다 운임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임시결항이나 노선축소 등 윈터프로그램으로 선복감축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구주항로의 4분기 주당 평균선복은 23만8560TEU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의 선복량 약 3.4%가 줄면서 평균선복량도 소폭 감소했지만 선사들이 비수기 임시결항에 나서야 선복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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