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구주항로 운임이 다시 꺾였다.
선사들은 8월1일부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시행해 1천달러대의 운임을 형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7월말 TEU당 700달러대를 보이던 운임은 단번에 인상에 성공했지만 며칠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8월12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771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전주대비 166달러 하락한 699달러를 기록했다. 선사들은 8월 중순 한 차례 더 운임을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시장에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조한 3분기 계약운임을 메우기 위해 현물운임을 끌어올리려는 선사들의 안간힘이 운임인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급감한 해상운임에도 스팟(현물)운임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를 맺었던 분기계약화주들이 올해는 현물운임과 비슷한 수준에서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황이 어두운 만큼 안정적인 선복확보보다 더 낮은 운임을 택한 것이다. 선사들은 분기계약에서 낮은 운임으로 계약을 맺은 만큼 운임을 높게 낸 화주들의 화물을 먼저 선적해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운임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낮은 운임의 화물에 대해 선적할당량을 줄이고 운임이 높은 화물 위주로 선박을 채우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 선사들때문에 운임인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8월 한국발 북유럽지역 취항선사들은 90~100%에 가까운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채우고 있다. 일부 선복을 더 채우지 못한 선사들도 있지만 물동량이 임시결항을 통한 선복조절로 배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초는 휴가철로 대기업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물동량이 주춤했지만, 월말 다시 물동량이 차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들은 내달 중순 추석연휴를 앞두고 다시 제조업체들이 물동량 밀어내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임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공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사들은 반짝 특수를 기대하며 9월초 GRI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선사 관계자는 “추석연휴 전 물량 밀어내기로 반짝 특수가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며 “10월초 중국 국경절 골든위크를 앞두고도 9월말 물량밀어내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추석연휴기간에는 수출물량이 급감해 선복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임시결항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중국 국경절 기간에는 대부분의 선사들이 한 항차 이상씩 배를 뺄 예정이다.
한편, CMA CGM은 아시아와 북유럽을 잇는 FAL1서비스에서 8월29일부터 벨기에 쩨브뤼헤항 기항을 중단하고 9월17일부로는 중국 다롄항 기항을 중단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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