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1% 미만의 성장률을 보여 온 중남미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에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UN 중남미경제위원회(ECLAC)에 따르면 지난해 중남미 80곳의 항만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4800만TEU를 기록했다. ECLAC 옥타비오 도에르는 중남미 지역의 대외 무역 감소와 각 지역별 성장률의 차이로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남미 상위 30대 항만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체의 81%로 전년대비 2% 증가했다.
중남미 항만 성장률은 2012년 5.9%를 보인 이래, 2013년 0.7% 2014년 0.8%로 크게 위축했다가 지난해 소폭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 페루, 푸에르토리코, 트리니다드토바고, 베네수엘라의 실적 악화 때문이다. 중남미 80개 항만 중 18개 항만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물동량에서 꾸준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서안 물동량 ‘맑음’…동안 브라질 경기침체로 ‘흐림’
지역별로는 지난해 남미동안 물동량이 브라질의 침체로 전년대비 -1.4%를 기록했고, 남미서안은 1.1% 소폭 상승했다. 중미는 3.4%를 기록하며 2014년 3.5%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리브해는 2014년보다 0.1% 늘어나 물동량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개별 국가로 보면, 6개 국가가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콜롬비아 13.1% 니카라과 24.4% 바베이도스 10.3%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11.3% 몬트세랫 11.7% 앵귈라 27.7%의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들 항만은 프로젝트와 효율적인 항만운영에 성공하면서 전년대비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반면 6개 국가는 전년대비 물동량 처리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아르헨티나 -0.3% 브라질 -2.1% 페루 -3.6% 푸에르토리코 -8.3% 트리니다드토바고 -12.4% 베네수엘라 -22.2%를 기록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항만은 기항 선사들의 서비스 수송량이 줄어들면서 처리량도 줄었다.
중미에서는 파나마가 항만 성장 감소세로 1.8% 늘어나는데 그쳤다. 멕시코는 2014년 3.8%에서 지난해 7.4%로 성장해 호조세가 확대됐다. 이밖에 엘살바도르 6.4% 과테말라 6.9% 온두라스 8.9% 니카라과 24.4%의 증가세를 보였다.
항만별로는, 브라질 산투스가 364만5448TEU를 기록해 지난해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했다. 산투스항은 올 1분기 20만8953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9.5%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 대비 5.3% 포인트 오른 38.4%를 기록했다. 화물 처리량 증가는 수출과 환적의 영향이 컸다.
산투스 항만 당국은 “산투스의 항만들이 남미서안 아프리카 유럽 등 새로운 항로를 개통하면서 물동량이 늘어났다”며 “그룹 내 총 순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12.6% 하락한 1억9720만헤알화(한화 약 62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콜론 357만7427TEU 발보아(이상 파나마) 329만4113TEU 카르타헤나(콜롬비아) 260만6945TEU 만사니요(멕시코) 245만8135TEU 순으로 뒤를 이었다.
ECLAC는 중남미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 성장이 둔화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최근 몇 년간 증가했던 브레이크 벌크 화물의 컨테이너화 추세가 정체되면서 물동량 성장 둔화를 부추겼다. 제품의 소형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한 대의 컨테이너에 실리는 화물이 늘어난 점도 문제였다. 선사들이 중남미 항만에 직항 서비스를 늘리면서 환적 물동량이 감소한 점도 항만 처리량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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