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운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항로는 올해 상반기 선복 증가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원양항로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배치되며 캐스케이딩(전환배치)으로 떠밀린 선박들이 아프리카항로에 속속들이 발을 내딛으며 선사들의 화물집하 경쟁이 치열해진 것.
그중 아프리카에서 물동량 점유율이 가장 높은 서아프리카항로는 선복량 과잉으로 좋지 못한 시황을 보였다. 특히 일부 선사들의 운임덤핑은 서아프리카항로에서의 운임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자동차 수출 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화물을 뺏어오기 위한 선사들의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소석률이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0달러대로 급락한 서아프리카항로 해상운임은 이달 들어 20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발 아프리카향 TEU당 운임은 여전히 1500달러대를 밑돌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7월8일자 상하이발 동·서아프리카향 운임은 TEU당 1201달러로 지난달 1028달러에서 껑충 뛰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중국발 운임이 또다시 1000달러대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며 “올 하반기 2000달러대로 뛰어올랐으면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아프리카 경제상황은 여전히 주춤하며 우리나라 수출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아프리카 국가의 신용등급 하향이 줄을 잇고 있다. 나이지리아, 앙골라, 가봉 등의 주요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투기등급 강등(B) 판정을 받으며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로 수출된 우리나라 자동차는 올 들어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로 수출된 자동차는 133만859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3% 감소했다.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금액 역시 31.1% 급감한 4억7400만달러를 나타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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